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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장

아파트 안의 모든 물건은 전부 박살이 나 있었고 비싼 소파마저도 전부 뜯겨 있었다. 방은 마치 강도라도 당한 듯했고 유일한 피해자인 백은서는 홀로 구석에 숨어 있었다. 긴 머리카락도 산발이 되어 있었다. “민석아! 드디어 와줬네. 엉엉엉… 다시는 널 못 보는 줄 알았어!” 백은서는 울먹이며 여민석의 목을 감싸 안았다. 여민석의 두 눈에 의아함이 스쳤다. 방금 입구에선 피비린내가 진하게 맡아졌는데 백은서의 몸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다. 여민석이 막 위로를 하려는데 별안간 유소정의 우습다는 눈빛과 시선이 마주쳣다. 그 눈빛에 불편해진 그는 무의식적으로 백은서를 떼어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던 백은서는 그의 손짓에 당황해서는 얼이 빠진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민석아?” 묵묵히 구경을 하고 있던 유소정도 의아한 눈빛으로 여민석을 쳐다봤다. 갑자기 저렇게 힘껏 백은서를 떼어내다니, 소중한 은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걱정도 안 되는 건가? “유소정 보고 네 몸 검사하게 해.” 여민석은 조용히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갑자기 이름이 불린 유소정은 곧바로 손을 들었다. “나 있어!” 여민석과 시선이 마주치자 그의 두 눈에 장난기가 서리는 것이 보였다. 유소정은 그의 뜻을 알아볼 것만 같았다. 지금은 자신에게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볼 자격이 없다고 말하려는 건가? 유소정은 진심으로 그를 흘겨보고 싶었다. 자신도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었다! 백은서는 훌쩍이며 유소정을 쳐다봤다. 두 사람은 같이 온 건가? 순식간에 안색이 안 좋아진 백은서는 웅얼거렸다. “고생이네요, 소정 씨. 저, 사실 아무 일 없어요. 그냥, 그냥 조금 놀라서 민석이가 위로를 해 줬으면 해서요….” “뭘 내외하세요, 백은서 씨!” 유소정은 열적으로 웃으며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유일하게 망가지지 않은 의자에 앉힌 뒤 적극적으로 말했다. “자, 진맥해 드리죠. 후유증 같은 건 절대로 없게 뭘 드셔야 할지 딱 봐 드릴게요!” 백은서의 하얀 얼굴에는 아직도 눈물자국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뻣뻣하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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