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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장

여민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소정아,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르신은 표정을 조금 풀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유소정을 쳐다봤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유소정은 그저 억지 미소만 지은 채 여민석의 큰 손을 덥석 잡았다. “네! 할아버지 말씀대로 할게요.”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지. 해명은 네가 직접 하거라. 절대로 대충해서는 안 될 거야.” 어르신은 지팡이를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정정하게 계단으로 향했다. “만약 너와 백은서의 스캔들이 또다시 나돌게 된다면 네 대표이사 겸 대리 회장 자리는 끝인 줄 알 거라.” 시린 한기 가득한 마지막 말에는 언뜻 불만도 섞여 있었다. 입구에 있던 형준은 이야기가 끝난 것을 보자 서둘러 다가와 어르신을 부축했다. 그러다 어르신이 방으로 들어간 뒤에야 곽미정은 긴장을 풀며 불만을 터트렸다. “소정아, 넌 어떻게 된 거야! 너 그 옥패 일부러 돌려준 거지? 네가 속이 검은 앤 줄은 알았다만 이렇게까지 계획적인 줄은 몰랐구나! 이제 만족했니?” 여민석의 차갑고 매정한 눈을 본 유소정은 잠시 멈칫했지만 물러서지는 않았다. 여민석은 그녀의 손을 꽉 잡은 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는 수 없이 강제로 일어난 유소정은 잠시 휘청이다 빠르게 그의 뒤를 따라갔다. “민석아! 어딜 가는 거니?” 곽미정이 손을 흔들며 물었다. 여민석에게 할 말이 아주 많았다. 게다가 이 뒤에는 제대로 상의를 해야 했다. 만약 어느 날 어르신이 여민석에게 불만을 느끼기라도 한다면 그들도 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여민석은 걸음을 멈추기는커녕 곽미정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유소정은 여민석의 손에 이끌려 조수석에 내던져졌다. 틈을 타 차 문을 열고 내리려는데 이미 운전석에 올라탄 여민석은 안전벨트를를 하는 동시에 차 문을 잠갔다. “여민석, 지금 뭐 하는 거야?” 유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여민석은 말 한마디 없이 시동을 걸더니 그대로 여씨 가문 본가를 떠날 때까지 말 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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