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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여진화는 기대가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가 놀만큼 놀고 나서 결혼할 여자를 찾을 때쯤 짠 하고 그의 앞에 나타나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는 과정에 변수가 생긴 것이었다. 구정혁이 유소정을 좋아하게 된 것이었다. 구정혁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 “작은 고모, 고모가 말한 건 그저 개인의 선택인 거잖아요. 제게 해주신 것들은 감사하지만 제가 말했던 것들은 다 술에 취해서 홧김에 말한 것들이에요. 그냥 자기 말에 책임도 못 지는 놈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게다가 전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작은 고모도 빨리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랄게요.” 멘붕 직전인 여진화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그의 말에 바로 미친 듯이 큰 소리로 따져댔다.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데? 유소정 그 년이지? 왜 좋은데? 그렇게 가난하고 염치도 없는 여잔데. 왜 그런 여자를 좋아하는 거냐고!” “작은 고모, 말이 너무 심하시네요.” 구정혁은 정색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소정 씨 착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을 아낄 줄 모르는 민석이가 문제죠. 작은 고모, 앞으로는 말 좀 조심해서 해주세요.” 말을 마치고 구정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여진화는 무기력하게 테이블에 엎드려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유소정 같은 별 볼일 없는 집 딸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그녀는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다못해 구정혁까지도 그 여자한테 마음을 뺏겨버렸다니. 그러나 여진화가 원망하는 건 유소정이었다. 결혼을 했으면서도 그렇게 염치없이 이리저리 흘리고 다니다니. 병원에서 짬을 내 시험 준비를 하던 유소정은 연달아 재채기를 했다. 그녀는 시큰해진 코를 만지작거리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찬 바람을 너무 많이 맞았다? “소정 씨? 괜찮아요?” 차한빈이 병실에서 나왔다. 배윤희의 병실은 거실이 딸려있었다. 거실은 넓어서 싱글베드 두 개를 놓을 수 있을 정도였다. 간호를 해야 되니 유소정은 거실에서 한동안 지냈다. 유소정은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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