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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장

유소정은 아침 일찍부터 이번 자선 진료에서 판매할 약을 준비했다. 대부분 여민석에게 쓰고 남은 것들이었고 일부는 그녀가 이틀 동안 틈틈이 만든 것이다. "정혁 씨." 유소정은 여민석과 나란히 서있는 구정혁을 향해 인사했다. 그녀의 눈에는 궁금증으로 가득 찼고, 구정혁의 생각을 묻고 싶었지만, 또 여민석 앞에서 듣기 싫은 말 할까 봐 두려웠다. 구정혁은 그녀를 보며 싱긋 웃었고, 눈썹에 손을 얹은 척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멍청이야, 백은서는 아직이야? 설마 안 오는 건 아니겠지? 네가 직접 계획한 자선 진료 프로젝트인데도?” 유소정은 조심스럽게 여민석을 보았다. 마침 그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당황하여 안 본 척 시선을 돌렸다. 여민석은 구정혁이 유소정과 인사를 나눈 것만으로도 화가 났고 그녀가 자기 눈을 피하기까지 하니 마치 목에 가시가 걸린 듯했다. 날 이렇게 무시한다고? "멍청이야?" "멍청이야?!" 구정혁은 연속 몇 번을 불렀지만, 여민 석이 딴 데 정신을 팔려있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그의 귓가에 큰 소리로 소리쳤다. 구정혁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여민석은 귀를 막으며 시선을 돌렸다. "니 첫사랑 백은서씨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구정혁은 아까 한 말을 또 물었다. 그의 말투에는 약간의 우쭐거림이 섞여 있는데 마치 여민석이 빨리 발견하길 바라는 것 같았지만 하필이면 그때 여민석은 또 딴 데 정신이 팔렸다. 유소정도 두리번거렸는데 그녀는 아침부터 현장에서 이상하다고 느꼈다. 기자들이 많아진 것은 물론 자선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도 많았다. 여민석은 뒤늦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침에 늦게 온다고 나한테 말했어.” "늦게 오는아니면 안 오는 거야?? 지금 곧 9시인데, 자선 진료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어?” 구정혁은 털털하게 물으며 병아리 들듯 유소정을 잡아당겨 여민석 앞으로 밀어냈다. “내가 보기엔 유미오씨가 너의 첫사랑 대신진료하는 게 나을 거야, 유미오씨의 자리는 내가 안배할게.” 여민석은 별 반응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는 이미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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