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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장

“송수아, 우린 이미 이혼했어. 넌 나를 상관할 자격 없어.”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그를 꽉 잡고 있다 보니 아무리 애써도 헛수고였다. “너 어떻게 이렇게 입을 수 있어?” 송수아의 기억 속에서 박시원은 언제나 셔츠 단추를 맨 위까지 잠그는 늠름하고 신사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결혼 전에 박시원도 독립적인 사람이었고 마음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이혼했고 송수아는 그를 상관할 자격이 없다. 박시원은 그녀를 쌀쌀하게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손 놔. 송수아, 넌 나를 상관할 자격 없어.” 송수아는 두 눈을 붉히며 그를 문밖으로 끌었다. 짝! 선홍색 손자국이 그녀의 얼굴에 나타났다. 송수아는 손을 들어 빨갛게 부어오른 얼굴을 매만지며 두 눈에는 한줄기 고통스러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이렇게 입었다가 혹시라도 사진이 찍혔다면 송씨 가문이 얼마나 많은 유언비어를 받게 될 거야? 또 할아버지께서 보신다면...” “그만해!” 박시원은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며 쌀쌀하게 웃었다. “네가 불편하면 직접 말해, 송씨 가문의 명예와 할아버지를 내세워 날 강요하지 마. 송수아, 웃기네. 내가 신경 쓸 것 같아? 이혼했다고 공개해.” 박시원의 무관심하고 아이러니한 눈빛을 보며 송수아는 시고 떫은 맛이 파도처럼 밀려와 심장이 아팠다. ‘그래, 우린 이혼했어. 만약 당신이 정말 이런 것을 신경 쓴다면 처음부터 과감하게 이혼을 선택하지는 않았겠지.’ 여자의 말이 계속 박시원의 귓가를 맴돌았다. “송씨 가문과 할아버지는 그 유언비어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우리 둘이 결혼한 그 날부터 그들은 내가 무엇을 입고 무엇을 하든지 다 내 자유이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어. 그저 네가 잊었을 뿐이야.” “지난 몇 년 동안은 너를 생각해서 성질을 감췄을 뿐이야. 이젠 자유로운 몸이 됐는데 너는 무슨 체면으로 내가 예전처럼 고분고분 말을 들으며 고리타분한 옷을 입을 걸라고 생각해?” 말을 마친 박시원은 더는 그녀를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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