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장
신다정은 속마음을 겨우 억눌렀고 박시언은 갑자기 차에 시동을 걸며 말했다.
“집에 도착하면 오늘 쓴 금액 계좌이체 해.”
그 말에 신다정의 얼굴이 찡그려진다.
“쇼핑하러 가자고 한 사람이 누군데 내가 돈까지 내야 돼?”
“연기일 뿐이니까.”
“남편으로서 와이프한테 돈 한 푼 안 써?!”
“네가 그랬잖아, 정략 결혼이라고.”
말문이 막혔다.
간만에 박시언 덕 좀 보는줄 알았더니 엄청난 착각이었다.
박시언이 어디 조금이라도 손해보려 하는 사람이던가?
“쪼잔하긴!”
신다정이 후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됐어, 어차피 빚 안 지는게 훨씬 낫지. 그만한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집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열었을 때 온라인은 벌써 신다정과 박시언의 사진들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박시언 부부, 손 잡고 백화점 데이트
#재벌가 대표 사랑 독차지한 그녀, 소설이 현실세계로
그 중 ‘재벌가 대표, 부인에게 거금 쏟아 부어’라는 제목이 신다정의 심기를 건드렸다.
거금을 쏟아 부었다고? 그걸 지금 도로 갚아야 하는 상황인거고?
주방에서 손을 씻고 있는 박시언을 힐끗 본 신다정이 입을 열었다.
“그......뭐냐 그 요즘 내가 돈이 좀......”
“괜찮아, 할부로 해.”
꿈쩍도 않는 박시언의 태도에 신다정이 카드 하나를 테이블에 탁 내놓는다.
“자!”
이럴 줄 알았으면 비싼 악세사리는 빼는 건데.
“그래.”
“직접 요리하게?”
“아니면?”
아주머니한테 휴가까지 준 마당에 신다정이 한 요리를 먹을 순 없었다.
아 잠깐, 먹을 수 있으려나?
신다정은 단번에 박시언의 속내를 알아차렸다.
그녀의 요리 실력을 영 못 미더워 한다는 걸 말이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느긋하니 앉아서 기다리면 되니까.
한편, 기숙사에서 휴대폰을 들여다 보던 서찬미도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군 박시언과 신다정의 기사 사진들을 보게 됐다.
둘 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알아보긴 쉬웠다.
“세상에, 이런 재벌 대표가 남편이면 얼마나 행복할까.”
유인아는 두 사람이 바로 신다정과 박시언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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