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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장

그렇게 생각한건 맞지만 신다정은 이곳에 있는 내내 손해 한번 본적 없었다. 허성운은 되려 몇 번이고 당한게 답답했는지 또 한번 도발을 했다. “박시언이 해성에 다른 여자 있는건 알아?” “알지.” 서찬미잖아. 별로 개의치 않아하는 신다정의 모습에 허성운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신경 안 쓰여?” “정략 결혼인데 신경은 무슨. 왜? 나랑 박시언 사이 이간질이라도 하려고?” 허성운이 콧방귀를 탁 뀐다. “믿을만한게 못 된다고 말하려던 참이었어. 둘이 안 어울리거든.” “알아 나도.” 이혼하는거야 시간문제일텐데 뭐. “도련님 귀띔 감사하고 난 먼저 갈게.” 손을 휘휘 저어보이는 신다정의 머리에 허성운이 자신의 겉옷을 휙 던져준다. “보는 눈 많아. 앞으론 다른 사람 차에 막 타지도 말고.” 하유나를 두고 하는 말이라는걸 안다. 하씨 가문과 허씨 가문 관계야 진작에 알고 있으니까 탄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경계했을 거다. 신다정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관심해주는거라 여길게.” 허성운이 시선을 홱 돌린다. 참나, 자신감이 지나치네. 그렇게 허성운의 옷을 걸치고 나온 신다정은 머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비추고 있는 카메라 앵글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다. 이튿날 아침, 쉴새도 없이 울리는 진동소리에 눈을 뜨니 부재중 통화 여러개나 찍혀있었다. 박시언이며 이 비서며 신재섭이며, 심지어 지태준까지. 뭔가 예감이 좋지 않다. 박시언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음이 울리기도 바쁘게 끊겨버렸고 두번째로 신재섭에게 전화를 했을땐 단번에 씩씩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다정! 너 어젯밤에 어디 갔었어?” “저요? 친구랑 나가서 놀았는데요.” “클럽 갔어?” “무슨 일인데요?” “무슨 일이냐니! 인터넷에 네 사진으로 도배됐다 이 계집애야! 너 야밤에 클럽에서 남자나 만난다고!” 전화를 툭 끊은 신다정이 SNS를 열어본다. 실시간 검색어 중 단연 눈에 띄는 ‘한성 그룹 사모님, 클럽서 밀회”라는 제목. 머리 속에서 거대한 종이 띵하고 울린다. 허성운 짓인가? 아니다,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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