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네 알겠습니다. 곧 저희 책임자가 도와드릴겁니다.”
신다정이 차갑게 한마디 보탰다.
“앞으론 집안 사람들이 제 카드내역 조사하려거든 우선 제 동의부터 구하세요.”
“네, 아가씨.”
1조 8천억으로 부지를 매입한 후 카드에 남은 돈은 얼마 안되었다.
아빠가 물려주신 유산을 이 카드에 넣어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건 신재섭 뿐이었는데.
이렇듯 중요한걸 진미선에게도 알려줬다니.
역시 진미선은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다.
어느덧 입학 당일, 일찍 눈을 떠보니 유씨 아주머니가 벌써 필요한 물건들을 전부 준비해 놓았다.
혼자서 짐정리를 하고 있는 신다정을 보며 아주머니가 말했다.
“선생님도 참, 오늘 사모님 입학 첫날이신거 아시면서 왜 도와주지도 않으실까요?”
“아주머니 괜찮아요. 그 이 안 오는게 훨씬 편하거든요.”
그 말에 아주머니가 흠칫 놀라고 만다.
예전엔 하루라도 집에 안 들어오시면 뭐라고 하시더니?
“따르릉——”
벨소리에 휴대폰을 내려다보니 다름아닌 지태준이다.
며칠 내내 감감무소식이더니 먼저 연락을 다 하고 웬 일이지?
통화 버튼을 누르자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입학 첫날 축하해요.”
“제 성적은 진작에 보셨겠죠?”
“네 뭐......필요한건 다 잘 챙겼어요?”
“다 챙겼......”
뭔가 눈치를 챈듯 창가 쪽으로 고개를 휙 돌린 신다정의 눈에 검정색 포르쉐 카이엔에서 내리는 지태준의 모습이 보인다.
“내가 데려다 줄게요.”
기분 탓인걸까, 지태준의 목소리가 유난히도 나긋해 보였다.
반지훈이 직접 캐리어를 옮기기 시작했고 유씨 아주머니는 처음 보는 낯선 두 남자들때문에 어쩔바를 몰라했다.
“도련님 제, 제가 도와드릴게요.”
캐리어에 손을 뻗으려고 하자 반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빙그레 웃어보였다.
“이런건 저희 남자들이 하면 됩니다.”
중년의 유씨 아주머니마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지태준은 그런 반지훈의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신다정의 가방을 들어준다.
“타요. 지훈이한테 캠퍼스 주변에 집을 맡아두라고 했어요. 거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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