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장
갑자기 그녀의 손이 빠지자 박시언은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한참 뒤, 신다정이 물었다.
“근데 여긴 왜 왔어?”
“혼자 오면 분명 서러운 일 당할 걸 알면서 왜 혼자 왔어?”
신다정은 잠시 멈칫하다가 대답했다.
“난 분명 물었어.”
그러자 박시언은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오늘 서찬미 생일이야. 나 다시 가봐야 해.”
“서찬미 생일?”
신다정은 깜짝 놀랐다.
“근데 왜 왔어?”
박시언은 누구보다 서찬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던 사람이다.
신다정의 말투에 박시언은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렸다.
“신정 그룹과 한성 그룹의 사이를 생각했을 때, 내가 참석하는 게 맞아.”
“말은 기똥차게 잘하네.”
신다정의 중얼거림에 박시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라고?”
신다정은 침묵했다.
지난 생 신씨 가문의 가족 모임이 있었던 날, 박시언은 이 사실을 분명 알면서도 그녀와 함께 참석하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혼자 신씨 본가에서 어른들을 상대하며 괴로움을 전부 감당했다.
“내 말은, 서찬미 생일인데, 이 중요한 날에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그건 너랑 상관없어.”
서찬미의 말이 나오자 박시언의 목소리는 꽤 부드러워졌다.
“찬미는 부모 없이 자라서 말도 잘 듣고 착해. 신씨 가문 모임이 있다고 했더니 바로 나한테 가라고 했어. 그래서 나도 모임이 끝나면 바로 가겠다고 했지.”
말이 끝나는 순간, 박시언은 자기가 말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
신다정은 코끝이 찡해지더니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부모 없이 자랐다고? 그러면 나는?
역시나 박시언의 눈에 서찬미와 신다정은 완전히 다른 레벨이었다.
“알아서 해. 난 집에 갈게.”
신다정은 바로 몸을 돌려 차에 오르려고 했다.
말실수를 했다는 걸 자기도 아는지 박시언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찬미는 생각이 많은 아이야. 전에도 난 어른으로서 계속 찬미 생일을 챙겨줬어. 그런데 내가 결혼했다고 나 몰라라 하면 찬미는 또 복잡하게 생각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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