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물론 신다정은 이건 단지 최정애 앞에서 하는 연극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박시언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는 바람에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하여 박시언은 최정애를 존경하고 최대한으로 그녀에게 효도하려고 노력했다.
하여 신다정은 적절하게 박시언의 연기를 맞춰주었다.
“그 땅은 어떻게 처분할 생각이야?”
최정애가 불쑥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신다정이 아닌 박시언에게 던진 것이다.
박시언은 앞에 앉아 백미러로 신다정을 힐끔 보며 말했다.
“본인이 알아서 처리하겠죠.”
그러자 최정애는 신다정을 향해 말했다.
“그런 일은 시언이 한테 맡기고 넌 집안일에 더 신경 써.”
“할머니, 이런 일은 당연히 시언 씨에게 맡기는 게 맞아요. 하지만 이 땅은 제가 우리 신씨 가문 어르신을 대신해 산 거라 제가 딱히 신경 쓸 일이 없어요.”
신다정의 말에 그제야 최정애의 말투는 다소 부드럽게 변했다.
“앞으로 이런 일에 참견하지 마. 넌 이미 우리 가문 사람이야. 그러니 네 행동 하나하나가 우리 가문을 대표한다는 걸 잊지 마.”
“명심할 게요, 할머니.”
신다정은 고분고분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최정애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만약 이 시점에 그녀가 홀로서기를 할 계획이란 걸 들켜버린다면 아마 큰일이 나고도 남을 것이다.
“시언아, 나 저녁에 약속 있으니 오늘은 회사 일은 놔두고 다정이 옆에 좀 있어 줘. 뭐니 뭐니 해도 가정이 가장 중요해.”
최정애의 말 속에는 말이 있었다.
박시언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불만을 표현하지 않았다.
“그래요, 할머니.”
신다정은 백미러 속에 비친 박시언의 눈빛을 바라보더니 박시언이 그녀에게 누명을 씌울 것이란 걸 알아차렸다.
정말 어이없는 상황이다.
신다정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억지로 이 분노를 삼켰다.
그래,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해. 당장 이혼하자고 하면 더 좋고!
신다정은 워낙 오늘 지성 그룹에 들르려고 했다. 하지만 최정애에게 끌려 하루 종일 쇼핑을 했고 날이 어두워져서야 최정애는 약속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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