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장
박시언은 눈앞의 사람이 기절할 것 같아 얼른 손을 뗐다.
“콜록콜록!”
신다정은 기침을 두 번 했다. 얼굴은 시뻘게졌고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렸다.
“신다정, 나...”
박시언이 신다정의 목에 난 붉은 자국을 만지려고 하자 그녀는 경계하며 뒤로 물러섰다.
박시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금, 그는 통제력을 잃었다.
집에 오는 길, 박시언과 신다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씨 저택에 도착한 후에야 신다정은 집안이 따뜻하게 꾸며진 것을 발견했다. 생각할 필요가 없다. 최정애가 유씨 아주머니를 시켜 특별히 꾸민 것이 틀림없었다.
신다정은 조금 전 차 안의 상황을 떠올리며 그저 피식 웃었다.
그녀를 죽이려는 남자와 한 지붕 아래에서 사는 것은 정말 역겹다.
“신다정!”
뒤에서 박시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신다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지금 박시언과 한마디도 할 생각이 없다. 해명은 더더욱 듣고 싶지 않다.
이튿날 날이 밝자 신다정은 위층에서 내려왔다. 박시언은 피곤한 듯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밤을 새운 듯했다.
그녀는 생활용품을 정리한 후 아침 일찍 아파트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신다정이 계단을 내려온 모습에 박시언은 신경이 곤두섰다. 그녀의 길을 막더니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타협하듯 물었다.
“어디 가는 거야?”
“아파트로 돌아가려고.”
신다정의 표정은 냉랭했다.
박시언은 신다정의 손목을 잡고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벌렸으나 한숨을 내쉬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오늘은 가지 마. 어젯밤 일이 커져서 할머니께서 알면 상황을 물어보실 수 있어.”
신다정은 박시언의 손을 뿌리쳤다.
박시언이 어젯밤 일에 대해 사과할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는 서찬미가 상처받을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이 남자, 정말 구제 불능이다.
“나와 상관없으니 사실대로 말해.”
사실 오늘 남으려고 계획했지만 어젯밤 일이 생겨 지금은 한시도 여기에 있고 싶지 않다.
박시언은 신다정의 캐리어를 잡으며 말했다.
“네가 해성대에 다닌다는 걸 할머니께 알리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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