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0장
부부가 함께 있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방을 두 개나 준비한 것은 쓸데없는 짓이 아니겠는가?
한참이 지나도 아래층에서 인기척이 나지 않자 김영수가 한마디 물었다.
“신다정과 지태준은 안 들어왔어?”
“들어왔을 겁니다.”
“그럼 왜 아무도 와서 보고하는 사람이 없어?”
“대표님이... 굳이 가서 맞이할 필요가 없다고…?”
마충재는 요즘 김영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모를 것 같았다. 완전히 모순덩어리 자체이다. 겉으로는 시큰둥하면서도 결국에는 신다정과 지태준의 결혼식에 순순히 참가했다.
이번엔 분명 지태준을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으면서 입으로는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더러 와서 요양하라고 한 것도 사람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상관할 바 아니잖아. 있고 싶으면 있는 것이고 싫으면 가는 거지.”
자리에서 일어난 김영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배고파. 밥이나 차리라고 해.”
“네...”
아래층에 내려간 김영수는 신다정이 보이지 않자 거실을 청소하고 있는 도아를 향해 한마디 물었다.
“신다정과 지태준은 이미 방에 들어갔어?”
“네... 방으로 갔는데... 같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신다정과 지태준 두 사람이 한 방에 있다는 말에 김영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방 두 개를 준비하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같이 한 방에 있는 건데?”
“두 사람이 부부니까 당연히 한방에 있어야 한다고 신다정 씨가...”
“됐어. 그만해. 두 사람더러 밥 먹으러 내려오라고 해.”
말을 마친 김영수가 테이블에 앉자 도아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신다정 씨가 그러는데요… 오기 전에 이미 먹었다고 저녁은 안 먹을 거라고 합니다. 게다가 지 대표님이 몸이 불편해서 내려와서 먹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머리를 굴리네.”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린 김영수는 순간 입맛이 떨어졌다.
신다정, 이 여자가 밥 먹는 것마저 이렇게 준비를 해놓았다니. 이곳을 정말 공짜 요양원으로 생각하나 보다.
여기까지 생각한 김영수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식사는 내 방으로 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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