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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장

신다정이 성큼성큼 걸어 허성곤의 서재를 떠나자 강금희는 그 모습을 보고 양손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다정아! 너 진짜 용감하다! 이제부터 넌 나의 우상이야!” 해성에 오랫동안 있은 강금희는 그 누구도 허성곤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신다정은 정말 앞으로도 없을 유일한 일인자일 것이다. 신다정을 바라보는 강금희의 눈빛에 탄복의 물결이 흘렀다. “허 대표가... 설마 나에게 복수를 하지는 않겠지?” 사실 조금 전, 신다정은 서재에서 허성곤에게 이런 말을 했을 때 다리가 후들거렸다. 사실 지태준도 허성곤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 그런데 신다정이 허성곤 앞에서 이렇게 큰소리를 쳤으니 마음이 조마조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나마 허성곤의 마음이 너그러워서 이렇게 넘어갔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면 신다정에게 어떻게 복수할지 상상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글... 글쎄. 아무튼 전에 허 대표님에게 무례하게 굴던 사람은 더 이상 해성에 있지 못하고 떠났잖아.” 여기까지 말한 강금희는 한마디 덧붙였다. “물론 그 사람이 너만큼 건방지진 않았어. 그래서 너를 어떻게 할지 나도 잘… 모르겠네.” 여기까지 들은 신다정은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금희 언니... 지금 사과하러 가도 늦지 않았겠지?” “솔직하게 말하고 애원하면 봐줄지도 모르지. 하지만 허 대표가 성질이 고약해서 잘 빌어야 할 거야.” 신다정은 조금 두렵긴 했지만 후회하지는 않았다. 억지로 약을 먹이지 않았다면 허성곤은 절대 먹지 않았을 것이다. 안 먹으면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 “사과는 나중에 천천히 해도 될 것 같아. 어차피 허 대표가 원한을 평생 기억하면서 살지는 않을 테니까. 조금 전, 내가 허 대표에게 한 독설을 설마... 계속 기억하는 것은 아니겠지?” “물어보지 마.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고개를 옆으로 돌려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휘파람을 부는 강금희는 일부러 본인과 상관없는 척을 했다. 어차피 허성곤이 화를 내게 되면 허씨 사택에 묵고 있는 사람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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