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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장 사람이 되길 선택하다

파삭! 피 냄새를 맡은 서지석은 더는 참지 못하고 검은 가방을 내던지고 벽을 뛰어넘으며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밟아 부러뜨렸다. 서지석의 행동은 더는 인간 같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 곳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검은 기운이 흘러나왔다. 희고 앳된 작은 얼굴이었는데 이목구비가 잘 보이지 않았다. 서지석은 고개를 숙이고 냄새를 맡았다. 의식이 흐릿했다. 진희원은 그에게 사람같이 굴어야 하고, 이웃집 할머니와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진희원은 할머니의 물고기에 겁을 줘서 죽게 하지 말라고 했다. 안 그러면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 샤워했을 때 진희원은 밖에 있었다. 재밌는 오리도 있었고 거품도 있었다. 할머니는 그에게 떡을 쪄주면서 오늘이 그의 생일이라고 해주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도, 지금처럼 굴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너무 향기로웠다. 서지석은 눈동자가 검게 변해서 위로 펄쩍 뛰어올랐다. 그는 손바닥으로 악령을 누르고 멀지 않은 곳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로 인해 구석진 곳에 몰리게 된 두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들은 난생처음 이렇게 큰 두려움을 느꼈다. 대사는 혼돈이 살아있다는 걸 얘기한 적이 없었다. 그들은 상서를 쫓으러 온 것이었다. 그들은 상대가 깨어나기 전에 그것을 대사에게 바쳐서 약으로 쓰이게 할 생각이었다. 한국의 상서를 잡으면 그들은 쉽게 이 땅의 생기를 빨아들일 수 있었다. 예전에 그들은 왜 한국이 매번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몰랐다. 풍수나 도술 쪽으로도 그들보다 훨씬 더 강했고 심지어 자연재해나 역병 같은 것도 피해 갔다. 최근 대사를 따라다니면서 그들은 이 땅에 상서가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상서는 말 그대로 평화를 지키고 행운이 번창하도록 돕는 존재였다. 산해경에 그것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있었다. 그들은 오직 이 순간을 위해 한국 문화를 많이 배웠다. 그들은 3년간 찾아다니면서 매번 놓쳤는데 이번에 어렵게 상서의 본체를 찾았다. 그런데 곧 성공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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