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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장 미신을 믿다

이정란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지어낸 이야기라고요? 내가 지어내지 않아도 뒤가 구린 사람들이에요.” 진희원이 이정란의 팔목을 붙잡았다. “당신이 진술할 때 거짓말한 거 알아요. 그런데 SNS에 그런 게시물을 올렸으니...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아요?” 이정란은 움찔하더니 눈물을 흘렸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 화풀이했을 뿐이라고요. 난이도가 높은 장면은 다 내가 직접 연기한 거예요. 나만큼 실력 있는 배우는 없다니까요! 저년들은 한 것도 없으면서 사랑받잖아요.” 진희원이 이정란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게 바로 대역 배우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요? 그래서 높은 일당을 주는 거고 누가 강요한 일도 아니잖아요. 돈을 받았으면 그에 맞는 일을 하는 것뿐이고요. 당신 같은 사람들이 뒤통수치고 도망가더라고요. 시청자가 몰라줘서 서운한가요?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배우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진희원은 단순히 배우만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여배우는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해요. 각종 구설에 오르기도 하고 악플에 시달리죠. 당신은 배고프면 아무거나 먹을 수 있지만 여배우는 다이어트 식단에 따라 먹어야 하고요.” 진희원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대역 배우는 고생한 만큼 일당을 많이 받잖아요. 그리고 여배우가 일부러 당신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면 미워해도 돼요. 하지만 여배우가 당신이 받아야 할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뺏은 거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피해망상이에요.” 이정란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동안 이정란의 말을 들어줬던 사람 중 진희원처럼 이성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 사람 도대체 뭐야! 그저 넘어갈 줄 알았는데...’ “당신 목적이 뭐야!” 진희원이 휴대폰을 보여주며 말했다. “게시글에 적힌 것 말고 다른 일도 있었죠?” “설마 그 촬영팀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온 거예요?” 이정란이 손을 덜덜 떨었다. “알려줄 수는 있지만 저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해 줘요.” 진희원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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