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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장 당연히 수상하지

'아니, 아니야. 전생의 윤성훈이라고 해야 하는가?' 윤성훈은 고개를 들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진 어르신의 해외 유학을 다녀온 손녀예요?" 진희원은 표정엔 변함이 없었다. "맞아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남자는 서서히 웃음을 지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산바람이 숲에 스며드는 것처럼 매력적이었다. "희원 씨는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저에 관해서 오래전부터 들은 거죠?" "소문이 자자했어요." 여자 동반자를 힐끗 보며 게으른 자세를 취하던 진희원은 목소리를 낮췄다. "아니면 환생한 윤성훈이 제 취향에 맞는 건가요?" 윤성훈과 여자 파트너를 번갈아 보던 진희원은 윤성훈이 ‘더러워’ 졌다고 생각되며 신경이 쓰였다. 진희원의 뒷말이 들렸는지 모르겠지만 윤성훈은 나지막이 웃으며 기침을 가볍게 했다. "희원 씨의 시선이 참 재밌네요." "그런가요?" 진희원은 서재에서 나올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희원은 할아버지가 대사관에 가기 전에 이런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것이 진희원을 소개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뭔가를 미리 전하고 싶었던 게 분명해.' 진희원의 추측은 맞았다. 이 작은 친목 모임은 단순하지 않았다. 진상철은 아직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얼굴을 반쯤 돌리고 있는 진희원을 보고 윤성훈은 다가와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좀 무례할 수도 있지만 희원 씨는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 눈빛은 마치 제가 희원 씨한테 바람을 피운 것처럼..." '바람을 피웠지.' 진희원은 속으로 불평하며 대답했다. "전 남녀 관계가 복잡한 사람이 싫을 뿐이에요." 남자는 멈칫하며 다시 기침했다. 그때 진상철과 친구가 서재에서 나왔다. "이미 서로 알고 있구나? 그럼 내가 더 소개할 필요는 없겠네." 진상철은 윤성훈이 자신의 '손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에 꽤 놀란 것 같았다. 평소에는 세상 일이 아무리 변해도 윤성훈은 무관한 듯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이 남자는 1년 전에 포항에 나타났고, 능력은 대단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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