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9화

“우리도 좋은 아들은 아니었죠, 뭐.” 진명호가 자기를 욕하기 시작했다. “엄마, 나 정말 아빠를 닮은 걸까요? 왜 그때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엄마를 보러 가지도 않고... 분명 엄마도 슬플 텐데, 저 양녀를 두고 나가다니. 게다가 아까 저 여자를 불쌍해했다니. 큰일이야, 아빠의 유전자가 내 안에서 날뛰고 있어!”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쌍해?” 진희원이었다. 그 사업가들은 그녀의 아름다운 약혼자에게 달려들었다. 진희원은 현재 눈썹을 까딱거리면서 진명호를 쳐다보고 있었다. 진명호가 얼른 해명했다. “동생아, 내 말 좀 들어봐. 난 완벽하게 네 편이야!” “뭐가 불쌍했는데?” 진희원은 그가 누구 편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이미 진명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진명호는 ‘아’ 하고 탄식을 흘렸다. 확실히 아이돌 같긴 했다. “이성은 저 여자를 증오한다고 알려주는데 마음속에서 자꾸만 저 여자가 억울해 보이지 않냐고, 불쌍하지 않냐고 말을 걸어. 그러면서 자꾸만 도와줘야 할 것 같고, 몸이 말을 안 들어.” “막내 어릴 때를 닮긴 했지.” 갑자기 진승기가 입을 열었다. “아주 비슷해. 하지만 우리가 외모 때문에 불쌍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야.” 진상엽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 “처음 왔을 때 그런 기분이 들었는데 후에는 없어졌어.” 전에는 그저 진희원의 추측이었다면 지금은 거의 확신이다. 동정심을 사는 건 진소연의 몸에 있는 그 향과 무관하다. 하지만... 마치 책 속의 주인공같이 모든 사람이 그녀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는 시스템이 발동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를 동정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진희원은 손가락으로 염승전을 몇 번 튕겼다. 이건 도교 학파의 지식인데 장현성이 가르칠 때 제대로 배우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상황인지는 책을 봐야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희원아, 무슨 문제라도 있어?” 진승기는 변호사답게 머리가 빨리 굴러갔다. 진희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움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