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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하지만 그녀의 남편인 진택현은 그저 그녀가 임신하고 너무 예민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이란은 상대방의 행동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딱 집어서 얘기하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안애홍은 진씨 가문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고 일 처리도 빠르고 말도 잘 들으니 말이다. 다만 경이란은 안애홍이 뒤에서 무슨 일을 꾸미는지 꼭 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경이란이 진택현과 결혼할 때, 그녀의 집에서는 모두가 반대했다. 하지만 결국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넓은 마음으로 이 혼사를 동의했다. 경이란도 확실히 행복하게 지내왔다. 그러다가 진다영이 납치당하고... 양녀가 생겼다. 그때 둘째 오빠가 이 일이 진택현과 관련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때의 경이란은 아까처럼 정신이 어디에 홀려있었다. 경이란은 그녀의 집안 사람들이 그녀한테 실망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큰 오빠와 둘째 오빠를 보지 못하니 약간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도 오늘은 진다영의 신분을 공개하는 날인데 말이다. 첫째 오빠와 둘째 오빠가 있었다면 이 조카를 아주 사랑스러워할 것이다. 경이란은 그녀가 아이를 낳은 후, 둘째 오빠가 그녀의 몸 회복을 위해 갖가지 귀중한 음식을 가져온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진다영과 놀면서 얘기했다. “우리 공주님이 나중에 크면 우리가 정원을 사줄게!” “이란아, 다영이랑 같이 가는 거 잊지 마.” 그리고 지금... 경이란은 입구 쪽을 넌지시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씁쓸한 감정을 와인으로 삼켜버렸다. 경이란의 감정 변화를 눈치챈 진명호가 다가와 입을 열었다. “엄마, 아빠는 저렇게 당해도 싸요. 그러니까 너무 그리워하지 말아요. 우리를 봐요. 게다가 윤성훈 그 자식을 봐요! 우리 희원이가 너무 아까운 거 아니에요?” “아니.” 경이란은 윤성훈이 보면 볼 수록 마음에 들었다. 윤성훈은 사업도 잘하고 경이란이 이혼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누가 네 아빠를 그리워한대? 난 그저 네 큰 아버지들을 떠올린 것뿐이야. 명호야, 너는 네 아빠처럼 되지 말아. 알겠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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