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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장 머리 숙여 사과!

진승기가 평범해 보이는 외투를 벗고 안쪽에서 걸어왔다. 진상엽과 진명호보다 직장 엘리트답게 다이아몬드 시계를 차고, 올백머리를 멋지게 빗어 넘긴 각진 얼굴에는 무해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승기 형!” 진명호의 눈이 반짝였다. 회사 사장님들도 이때 길을 양보했다. 법계에서 너무 유명해 그들은 이미 진승기를 그냥 진씨 가문의 넷째 아들만으로 볼 수 없었다. 더구나 이 바닥에서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 바로 변호사였다. 진승기는 그저 진명호을 한 번 보고 진희원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손을 들어 진희원의 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렇게 대단한 동생이 원래는 칭찬받아야 하는데 모욕을 받다니.” 진승기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때 진희원는 다소 어색함을 느꼈다. 하여 원래 준비했던 말들도 다 까먹었다. 진승기는 이런 동생이야말로 자기가 익숙했던 그 모습이어서 천천히 웃음을 지었다. “오빠들이 부족해서 내 동생은 누구나 다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인 줄 아네.” 진승기가 이 말을 하고 있을 때 한소은은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나머지 사람들은 더 이상 찍소리도 못했다. 사모님들은 원래 한통속이라 여씨 가문을 도와 몇 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그 상대가 진승기인 것을 보고 망설였다. 진승기를 여우라고 부르는데 그건 겉으로 보기에 사람을 매우 친근하게 대하지만 말에는 여지를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애들 싸움에 명예까지 걸지는 않아요. 여씨 가문과 진씨 가문이 가깝게 지내는 건 사실인데 여씨 가문도 일반 가정은 아니잖아요. 아무리 따님이 어리다고 해도 이런 자리에서 남을 도둑 취급하는 건 무슨 결과를 초래하는 지는 모를 리 없겠죠?” “따님이 지금 사과하든지 아니면 민사소송 절차를 밟든지 선택하세요.” 진승기가 침착하게 말했다. “어떤 말을 해야 될지, 어떤 압력을 가해야 할지 내가 그쪽보다 더 잘하는 것 같은데요.” “승기야, 일이 너무 커진거 아니이? 난 그런 뜻이 아니야.” 한소은은 해명하고 싶다. 진승기가 웃음을 지었다. “난 그쪽 생각에 관심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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