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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장 윤성훈 백골

진희원은 생각이 많을수록 배가 고팠다. 냄비가 올라오는 걸 보며 소스에 갖가지 재료를 섞었는데 보는 사람마다 손가락질했다. 이런 작은 곳에서 파티를 주최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작은 곳이 아니라 경주에서 백 년 넘게 유명한 맛집이었다. 찰떡, 녹두떡, 깨자 불고기 같은 음식들이 김이 모락모락 나며 상에 올랐다. 양고기는 갓 썰어 가져온 것인데 입에 넣으니 고소했다. 윤성훈은 누구보다 서지석이 잘 먹는다는 것을 잘 아는 것 같았다. 테이블 위에 있는 이 고기 롤 외에도 양다리를 구워서 서지석 앞에 놓았다. 커민과 고춧가루를 뿌려 바삭바삭하고 부드러우며 한입에 넣으면 고기 냄새가 입안 가득 남았다. 서지석은 눈빛을 반짝이며 먹고 있었는데 경이란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고 이모도 먹으라고 했다. 보스는 돌봐줄 필요 없었다. 그 남자가 있으니 반찬도 집어주고, 휴지도 가져다주며 보스의 손도 닦아주고 있었다. 이때 윤성훈은 확실히 여느 때의 결벽증이 없었다. 트렌치코트를 몸 뒤의 옷걸이에 걸어놓고 진희원의 머리를 묶어준 후 덤덤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렇게 배가 고팠어요?” “네.” 진희원 육체노동자다. (사람을 때리려면 힘이 드니까.) 영양보충을 해야 하니 먹고 나서 생각하는 마음이었다. 윤성훈은 그녀의 머리를 잘 묶고 나서 두 눈에 웃음을 띠었다. 종업원이 문을 밀고 고기를 올릴 때 마침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았는데 문틈을 사이에 두고 공교롭게도 남지호가 지나가다가 걸음을 멈추었다. ‘진희원? 그녀 옆에 어떻게 남자가 있을 수 있지? 그것도 아주 친해 보여. 밥 먹는데 남자가 그녀에게 먹여 줘야 하는 거야?’ 그녀는 그와 약혼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다정하게 지내본 적이 없다. 지난번에는 사람들 앞에서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스페어타이어가 생긴 것이다. 남지호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는데 술을 많이 마셔서 표정이 좀 사나웠다. 그의 뒤에는 역시 서울에서 온 서울대 학생들이 따라다녔다. “남지호 남신, 왜 그래?” 남지호는 그제 정신을 차렸다. 옆에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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