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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장 악몽

꿈속에서 진희원이 돌아오기 전에 진상엽과 진명호가 죽었다. ‘우연한 사고로 오빠들이 죽었다고?’ 잠에서 깨어난 진희원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두통이 밀려왔다. 지난번에 꾸었던 꿈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고 누군가 짓누르는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진희원은 일부분 기억이 없었고 심리적 요인까지 더해져 가족애라는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진희원은 친부모님이 찾아오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날 찾고 싶다면 내가 어디에 있든 찾아오겠지.’ 꾸었던 꿈들을 되새기던 진희원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 혼자 서 있던 진명호의 뒷모습이 씁쓸해 보였다. 진명호는 진희원이 돌아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양녀와 똑같은 취급을 받는 게 싫어서 진희원을 위해 반대했던 것이다. 진명호는 각종 악플에 시달렸지만 예능 촬영에서 위험한 상황이 생겼을 때 주저 없이 사람을 구해주었다. 진명호가 경이란한테 물었던 건 자신의 편이 되어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물어볼수록 초라해질 뿐이었다. 꿈속에서 그 뒤로 진명호와 경이란의 모순이 담긴 화면이 나타났고 주변 사람들은 이 일로 진명호를 자극했다. 진명호가 소아 병원에 묻혔을 때, 진씨 가문 사람들은 서울에 가서 진희원을 데려왔다. 꿈속에서 진희원과 진명호는 마주친 적이 없었다. 진명호는 숨을 거두기 전까지 진희원을 잃어버린 것에 후회했다. 진희원이 주먹을 꽉 쥔 채 겨우 숨을 고르자 곁에 있던 윤성훈이 물었다. “악몽 꿨어요? 무슨 꿈인데요?” 윤성훈은 낯빛이 하얗게 질린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윤성훈은 지금껏 진희원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진희원 성격대로라면 악몽을 꿔도 이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진희원의 상태가 이상했다. 어린 도사의 말대로 곁에 따라다니는 유령이 많을수록 그 사람의 몸에 영향을 끼쳤다. 진희원이 아직 수도를 하지 못했는데 버러지 같은 것들이 방해했다. 예를 들면 끝없이 밀려오는 원망 같은 감정 말이다. “꿈에서...” 진희원이 고개를 들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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