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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명의님 눈에 차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윤성훈은 옆으로 귀를 기울이고 두 눈을 살짝 감았다. 그녀가 고개를 숙일 때마다 머리카락 끝이 그의 팔을 스쳐 지나갔다. 사람은 마사지를 받을 때 엄청나게 민감해진다. 윤성훈은 한쪽으로 길게 늘어뜨린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보고 있자니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 마사지는 20분가량으로 그리 길지는 않았다. 윤성훈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몇 번이나 손끝으로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감을 뻔했다. “됐어요.” 진희원의 말투는 차분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엄지손가락으로 족삼리를 비롯한 혈 자리들을 누르며 마사지를 끝냈다. “이제 옷 입으셔도 돼요.” 윤성훈은 그제야 자신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거 발병 당시 흘렸던 식은땀과는 달리 온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고개를 들어 진희원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가 어찌나 어두운지 그의 생각을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고마워요.” “오늘은 시간 관계로 식욕을 증진시키는 혈자리만 풀어드릴게요.” 진희원도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얗고 작은 얼굴에 땀이 나 긴 머리카락이 하얀 목덜미에 찰싹 달라붙어 있으니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차갑고 도도해 보였다. 윤성훈은 왠지 목이 간질 거려 손을 뻗어 방금 잠근 셔츠 단추를 잡아당겨 풀었다. 진희원은 돌아서서 다시 침을 잡더니 그의 혈자리에 꽂았다. 윤성훈은 앉아 있는 자세라 그녀의 호흡을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한 침 한 침 그의 목덜미에 꽂으니 아주 시원하고 부드러워 약간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었다. 진희원은 그의 맥박을 감지한 듯했다. “숨이 고르지 못한데, 혹시 더우세요?” 윤성훈은 가볍게 그렇다고 대답하고는 놀라울 정도로 잘생긴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리며 물었다. “얼마나 더 걸릴까요?” 그 목소리는 언뜻 들으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나지막하고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금방 끝나요. 여섯 방만 찌를 거라 조금만 더 버티세요.” 진희원의 말투는 아주 사무적으로 딱딱했다. 윤성훈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명의께서는 이런 치료법에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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