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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7장 인과응보

서울에서 했던 짓들을 떠올리면 그에게 인성 따위는 없었다. 진희원은 이런 악인을 상대하는 데 아주 유능했다. 그녀는 자옥을 만지작거리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잘난 척이 심하시네요. 다른 사람의 피로 기운을 바꾸고 수명을 연장하면서 그건 몰랐나 봐요. 빌려온 기운이 많을수록 당신에게 들러붙는 원혼들이 많아진다는 걸 말이에요.” 채신우는 그 말을 듣고 흠칫하더니 곧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원혼?” “비천한 것들이 뭐가 두렵다고. 그것들이 그렇게 대단했으면 살아있을 때 반항을 했겠지. 별 같잖은 것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채신우는 아주 거만했다. 그는 자신이 기운을 빌려서 정말로 종신형을 선고받게 되더라도 다시 태어나면 여전히 승승장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진희원은 그의 희망을 깨부쉈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 두려움이 없으시네요. 기운을 빌렸으니 다음 생에 좋은 가정에서 태어날 거라고 믿는 거죠? 그래서 죽음도 두렵지 않은 거고요.” “안 그래도 제게 재밌는 물건이 있거든요.” “당신의 빌려온 기운을 벨 수 있는 물건이죠.” 진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엽전을 던졌고, 손끝에서 피가 살짝 맺히며 동시에 초혼령이 응집하여 장검으로 되었다. 평범한 사람들은 그걸 볼 수 없었다. 원아는 그것의 엄청난 영력 때문에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지하와 지상에 있는 모든 망령은 덜덜 떨었다. 암장을 통해 지하까지 전달된 영력으로 인해 많은 망령이 두려움에 떨었다. 당직을 서던 흑백무상은 두 손으로 귀를 가리며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것은 평범한 법기가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천도의 기운을 벨 수 있는 장검이었기 때문에 흑백무상뿐만 아니라 용호산의 수도자들도 그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나뭇가지 위에 서 있던 까마귀는 그쪽을 몇 초간 바라보다가 남자의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정작 채신우는 진희원이 겁을 주는 거로 생각했다. 젊은 여자가 기운을 벨 수 있다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그들의 피는 그의 몸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의 것이 되었다. 채신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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