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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5장 만남

그의 말에 의사는 경각심이 들었다. 그는 오른쪽 뒤를 향해 손짓을 했다. 진희원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을 묶은 밧줄을 풀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귀티가 나는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다. 아주 덤덤한 목소리였다. “결혼하려고요. 사주팔자를 봤는데 나랑 결혼하면 딱 좋을 팔자더라고요.” 의사는 걸음을 멈추고는 사람을 시켜 그의 말이 사실인지를 확인했다. “맞습니다. 까마귀는 사주팔자가 사납다고 하죠. 대사님이 저런 사람은 명혼을 하거나 사주팔자가 맞는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면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죽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의사는 그렇게 말하더니 웃었다. “까마귀 씨, 잘 찾아오셨습니다. 그러면 경매를 계속하죠.” 묵묵히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진희원은 순간 감탄했다. 그의 팔자는 확실히 이곳과 잘 어울렸다. 위장할 필요도 없었다.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40억, 40억... 40억에 성사됐습니다.” 진행자는 그렇게 말한 뒤 경호원에게 진희원을 풀어주라고 했다. 경호원은 풀어줘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진희원이 누군가에게 팔리는 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망설이고 있을 때 진희원이 그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경호원은 곧바로 밧줄을 풀기 시작했고, 그제야 진희원이 한쪽 팔을 스스로 풀었음을 발견했다. 경호원은 점점 더 눈앞의 소녀가 두려워져서 그녀에게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다. 진희원은 여전히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기에 진희원은 상품으로서 구매자의 곁으로 가게 되었다. 경호원은 한 손으로 그녀를 제압하고 옆에서 지키고 서 있었다. 그는 진희원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찌 됐든 지금 그의 목숨은 진희원의 손에 달려 있었다. 진희원은 절대 발각당해서는 안 됐다. 진희원은 정작 그걸 걱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서지석이 무엇 때문에 감감무소식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이미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진희원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억센 힘이 느껴지면서 그녀를 잡아당겼다. 진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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