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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0장 두려움

진희원은 사람을 시켜 경정 고등학교의 교장을 통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만약 지금 교장을 통제한다면 배후의 사람이 분명 눈치를 챌 것이다. 예전의 경험에 미루어 본다면 어쩌면 교장을 깔끔히 버릴지도 몰랐다. 그렇게 되면 눈앞에 놓인 단서를 잃게 된다. 그러니 교장은 반드시 남겨둬야 했다. 그리고 그를 가장 앞에 내세워야 했다. “오늘 일은 일단 교장 선생님에게 얘기하지 마.” 진희원은 박서영을 바라보았다. “잠시 뒤에 돌아가면 평소처럼 수업 봐. 만약 교장 선생님이 찾는다면 조금 더 고민해 본다고 하면서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여줘. 그리고 가고 싶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된 듯한 태도도 약간 보여줘야 해.” “나와 대화한 사실은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마. 걱정하지 마. 내가 연락처를 줄 테니까 만약 뭔가 수상쩍은 일이 생긴다면 바로 나에게 문자를 보내. 내가 사람을 시켜 너와 네 가족을 24시간 지켜줄게.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마.” 진희원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내가 학교까지 데려다줄게. 그 사람들이 곧 교장 선생님에게 연락할 거야.” 박서영은 눈앞의 멋진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그 사람들이 진희원에게 굽신거렸던 걸 떠올린 박서영은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언니, 저희 선배를 구해줄 거죠?” 박서영은 바보가 아니었다. 대화를 나눈 지금 그녀는 자신이 어떤 처지인지 알 수 있었다. 상대는 결코 합법적인 회사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유학이니 뭐니 하는 것은 전부 거짓말일 것이다. 선배는 어쩌면 이미 안 좋은 일을 당했을 수도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박서영은 눈물이 차올랐다. “언니가 시킨 일은 다 할게요. 제가 언니랑 같이 그 사람들을 상대할게요. 친구들을 구할 수만 있다면 전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진희원은 그 말을 듣더니 헬멧을 들어 올리다가 잠깐 멈칫했다. 이내 그녀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착하네. 만약 네 도움이 필요하다면 얘기할게.” 진희원은 아주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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