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5장 진희원에게 쓰이다

“좋아요.” 진희원은 여재준을 흡족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앞으로 난 재준 씨를 지켜주지 않을 거예요. 대신 원아를 재준 씨 곁에 남겨둘게요.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바로 알 수 있거든요.” 여재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재준은 그동안 자신이 오랫동안 무사했던 이유가 진희원이 자신을 아주 세심히 지켜줬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여씨 일가에서는 그의 종적을 알지 못했다. 진희원은 그의 몸에 도술을 썼고 용호산의 물건들을 사용해서 그의 몸에서 풍기는 음기를 감춰 망령들을 피해 갈 수 있게 했다. 예전에 여재준은 걸핏하면 망령들에게 시달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손목에는 팔찌도 있었다. 만약 그것들을 전부 가져간다면 여재준은 다시 망령들의 표적이 될 것이다. 비록 범인을 당장 찾을 수는 없겠지만 시간을 조금 들인다면 분명 성공할 것이다. 게다가 여재준의 사주팔자가 여씨 일가 사람들의 손에 있었기에 그 사람은 아주 쉽게 여재준을 찾아낼 것이다. 만약 진희원이 그의 곁에 있는다면 오히려 미끼가 될 수 없었다. 진명호는 여재준과 달리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대중들이 금방 눈치를 챘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금방 그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진명호는 인기 많은 연예인이었고 그의 일거수일투족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 점이 아니었다면 아마 상대는 처음부터 진명호를 노렸을 것이다. 반대로 여재준에게 손을 쓴다면 웬만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 않을 것이다. 마치 그 사람이 예전에 여재준의 증조할아버지 몸에서 여재준의 할아버지 몸으로 옮겨간 것처럼 말이다. 누구의 몸을 차지할 것인지는 아주 중요했다. 진희원의 추측에 따르면 상대는 절대 쉽게 모습을 드러낼 수가 없었다. 여재준의 할아버지 때도 그랬고, 새로운 몸을 차지한 지금도 그럴 것이다. 아마도 상대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다. 누가 그에게 타격을 입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진희원은 옆에 놓인 시체를 힐끗 보았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이 있었다. 이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