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1장 배후 세력

진희원은 말을 마친 뒤 바로 떠날 생각이었다. 시간을 너무 오래 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명원선이 앞선 했던 말들은 이미 녹음을 해두었고 삼촌들에게 얘기해도 규정을 위반하는 것 아니었으며 당시 있었던 오해들도 완전히 풀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문을 여는 순간, 줄곧 말이 없던 명지선이 입을 열었다. “희원아, 난 네 엄마에게 일어난 일은 정말 몰랐어. 너도 네 사촌오빠에게 범죄를 저지른 엄마가 있는 걸 원하지는 않지? 난 단 한 번도 경씨 일가를 해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날 좀 도와줘.” “도와달라고요?” 진희원은 걸음을 멈췄다. “외숙모가 우리 삼촌을 처음 함정에 빠뜨렸을 때, 삼촌은 오빠를 위해서 외숙모의 잘못을 눈감아 줬어요. 그리고 외숙모는 경문 그룹의 지분을 탐냈죠. 그럼에도 삼촌은 외숙모에게 살길을 남겨주려고 했어요. 그런데 외숙모는 어떻게 했죠?” “삼촌이 바람을 피웠다고 헛소문을 퍼뜨렸죠.” 진희원은 탐욕스러운 사람을 가장 혐오했다. 게다가 명지선은 이미 삼촌과 이혼한 상태였다. 경이정처럼 훌륭한 사람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 책임이라는 두 글자 때문에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했다. 소설 속에서는 상대를 짝사랑하여 상대방에게 약을 타 먹이는 시나리오가 용납될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실은 달랐다. 만약 진희원이 가족의 편을 들지 않는다면 경이정의 인생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당신은 제 외숙모가 될 자격이 없어요. 그 일은 아주 오래전 일이죠. 당신은 오빠의 입장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아뇨. 없겠죠. 당신은 항상 당신만 생각하니까요.” 진희원은 싸늘하게 웃었다. “다른 사람이 오빠를 망치게 놔뒀을 때, 그래야 오빠를 조종하기가 쉽다고 생각했을 때, 당신은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거예요.” “당신이 뭘 후회하는지 알아요. 당신은 어머니의 말에 휘둘려서 화목하던 가정을 손수 박살 낸 것이, 그래서 모든 걸 잃은 것이 후회되겠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전 당신의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속아 넘어가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