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0장
그쪽의 시선을 눈치챈 건지 경민규가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권진욱은 자신의 속셈을 감추면서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현민 씨, 아버님 병이 나으셨으면 말해주셨어야죠. 지금 바로 사람을 시켜 편안한 의자를 가져오게 할게요.”
“그럴 필요 없다.”
경민규는 권진욱을 힐끗 바라보더니 어른으로서 선을 명확히 그었다.
“예전부터 진욱이 너는 내 몸을 많이 걱정했었지. 앞으로는 신경 쓸 필요 없다. 상회는 그냥 정상적으로 진행하도록 해.”
권진욱의 눈빛이 순간 서늘해졌다.
경민규는 벌써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권씨 일가가 예전처럼 경씨 일가의 지시에 따를 것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권진욱은 곧바로 고개를 돌리더니 옆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눈치를 줬다.
이 대표라고 불렸던 사람은 곧바로 그 뜻을 이해하고는 일부러 목청을 높이며 말했다.
“어르신, 아직 시작할 수 없습니다. 초대장을 받은 사람 중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이 있거든요.”
경민규는 시선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이천혁은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께서 아실지 모르겠지만 경주의 진씨 일가 사람들이 돌아왔습니다. 당시 상회를 창립했던 사람이 진경식 어르신이다 보니 권 대표님께서는 진씨 일가 사람을 초대하지 않는 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진명 그룹의 대표이자 어르신의 가장 어린 손녀딸인 진희원 씨에게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초대장에 파티가 열리는 시간이 쓰여 있을 텐데 젊은이라 그런지 시간 개념이 별로 없는 것 같군요.”
“그렇게 말하는 건 좋지 않아요.”
권진욱은 손을 들면서 개의치 않는 것처럼 웃으며 말했다.
“아마 길이 막히나 보죠.”
두 사람은 서로 한마디씩 주고받으면서 진희원을 시간 개념이 없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약속을 지키는 것과 시간을 지키는 것이었다.
상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어떤 인물들인가? 그들의 인정을 받으려면 반드시 남들보다 뛰어난 점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현재 진희원은 지각할 수도 있었다.
상회 사람 중 흔들리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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