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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6장

같은 시각, 1층 복도. 키가 크지 않은 어린아이가 무표정한 얼굴로 물건을 옮기고 있었다. 아이는 이따금 작은 머리를 들어 윤성훈을 힐끔 바라봤다. 이 정도면 되지 않냐는 듯, 언제면 진희원을 만날 수 있냐는 듯 말이다. 수사관은 아이가 뭘 하는지 알지 못했다. 다들 아이의 괴력을 보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는 말하지 못하는 건지 손만 열심히 휘적였다. 그리고 옆에는 술통이 놓여 있었는데 어떻게 그것을 손쉽게 한 손으로 들어 올리는 건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물리학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 신화에 나오는 존재 같기도 했다. 아이는 주변 시선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서지석은 숲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이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편했지만 먹을 것이 없었다. 서지석은 우선 일어나서 발을 굴렀고 수면을 향해 입꼬리를 쭉 당겨서 자신의 이빨을 확인했다. 이빨에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로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사람은 없고 더러운 것들이 가득했다. 그가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더러운 것들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그래서 전혀 재미가 없었다. 유명한 해커로서 서지석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건 전자제품이었다. 그런데 어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놈인지 그의 스마트 워치를 가져갔다. 그래서 서지석은 한동안 화가 나서 씩씩대며 집을 박살 냈다. 그는 자신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눈에 익었다. 진희원은 그에게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된다고 했었다. 서지석은 말을 잘 들었다. 그런데 더러운 것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 서지석은 그저 길을 물은 것뿐인데 더러운 것들이 이리저리 도망 다녀서 붙잡는 데 한참 걸렸다. 마지막엔 애월산임을 확인했다. 이름만 들어도 먹을 것 따위는 없을 듯했다. 서지석이 어떻게 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까마귀 한 마리가 나뭇가지 위에 내려앉았다. 서지석의 첫 번째 반응은 까마귀를 구워 먹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까마귀가 입을 열었고, 그에게 포항으로 오라고 했다. 서지석은 그 까마귀도 챙겨왔다. 까마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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