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5장 포항 경씨 일가
포항의 자본가들은 경이정이 최근 가족들과 화해하려고 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었다.
김혜주는 경주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세부적인 일들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입을 열자마자 가족 얘기를 꺼내다니... 설마 경이란을 가리키는 걸까?
아니면 이제 곧 포항으로 오게 될 진씨 일가 사람들을 가리키는 걸까?
누가 됐든 김혜주의 예측은 너무 정확했다.
김혜주의 말 때문에 그녀는 단번에 유명해졌다.
사실 각자 속셈을 품고 있던 명문가들은 경씨 일가를 견제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김현주의 운세 풀이가 마침 그들이 바라는 바와 딱 떨어졌다.
경씨 일가와 사이가 좋은 권씨 일가가 다가왔다.
“이정 씨, 대사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데 유의하는 게 좋겠어요.”
경이정은 가문을 상징하는 표식이 새겨진 반지를 손에 끼고 그곳에 서 있었다. 그 반지는 절대적인 재부와 능력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경이정은 중년인데도 배불뚝이가 아니었고 오히려 몸매를 잘 유지했다. 정장 차림으로 우아하게 서 있는 그에게서 성숙한 중년의 매력이 느껴졌다.
“난 풍수나 운명 같은 걸 믿지 않아서요. 진욱 씨도 알다시피 난 철저한 유물론자잖아요.”
권진욱은 뭔가 더 말하고 싶은 얼굴이었다.
경이정은 그를 툭 치면서 말했다.
“난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윌리엄 부인이 제안한 협력안은 돌아가서 잘 고민해 보도록 할게요.”
“여씨 일가와 사업하기가 싫어서 그러는 거죠?”
권진욱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잘 고민해 봐요. 지금은 예전이랑 달라요. 뭐든 혼자서 독점하려고 한다면 위험 부담이 커져요.”
“변씨 일가 쪽은 탐탁지 않겠지만 리스크 관리 면에서는 그쪽이 뛰어나요.”
“새로운 협력 방식을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경이정은 거절하지 않았다.
“다음 주에 답변을 줄게요.”
“잘 고민해 보세요. 윌리엄 부인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데는 없을 테니까요.”
경이정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피식 웃었다.
그가 행사장을 떠날 때 뒤에 7, 8명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들이 그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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