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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진희원이 김씨 가문의 체면을 깎다

진희원은 긴 다리로 자전거를 받친 채 무심히 그 모습을 바라봤다.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에 김성한은 짜증을 억누르며 카드를 그녀의 손에 쥐여줬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희원아, 돈 받고 인사하고 떠나.” 오늘은 김혜주가 스승을 모시고 의학을 배우는 날이기에 그는 뜻밖의 일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원래는 자전거에 앉아 담담한 눈빛으로 아무렇지 않게 있던 진희원이 그의 말에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녀는 1,000만 원으로 그녀를 도와줄 테니 돈을 받고 떠나라는 그의 말이 너무 우스웠다. 김씨 가문은 그녀를 이익을 탐하는 ‘가난한 친척’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모든 사람들이 진희원이 돈을 갖고 갈 거라고 생각했던 순간 그녀가 카드를 다시 던졌다. 그녀의 동작은 깔끔하고 신속하고 정확했다! 그녀의 행동에 사람들은 순간 멍해졌다. 이윤아는 참지 못하고 소리 질렀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우리는 좋은 마음으로 널 도와주려고 한 건데. 적당히 해!” “날 도와줘요?” 진희원은 턱을 받치고 천천히 웃으며 말했다. “이윤아 씨, 당신들이 어떻게 연기를 하든 관심 없어요. 김성한 씨, 이 돈은 이윤아 씨한테 쓰세요. 내연녀가 본처의 자리를 차지하느라 힘들었을 텐데요.” “너! 너 이게…” 이윤아는 화가 나서 심장이 떨렸고 하마터면 해서는 안 될 험한 말까지 내뱉을 뻔했다! 김성한도 화가 나서 주먹을 움켜잡았다. 만약 외부인이 없었다면 손을 썼을지도 모른다. 이윤아는 확실히 김성한의 본처가 아니었다. 김성한이 서울에 사업하러 왔다 이윤아의 눈에 들어 두 사람 사이에 불이 붙게 된 것이었다. 김성한은 서울에서의 이씨 가문의 세력이 마음에 들어 지방에 있는 본처를 버리고 지금의 이윤아와 결혼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것을 공개적으로 말한 사람은 없었다. 진희원의 말 한마디에 김성한과 이윤아가 정성껏 만든 금실 좋은 부부 이미지가 전부 박살이 났다! 그들은 전에 왜 이 계집애가 이렇게 다루기 힘든 아이라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너무 후회됐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낯빛이 좋지 않고 노인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김혜주는 그 속사정을 알고 있었다. 똑똑한 그녀는 이런 상황에 진희원이 계속 말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어머니, 이제 들어가서 식사할 시간이에요.” 김혜주의 말에 김성한과 이윤아가 정신을 차렸고 밖에서 이미지 관리를 잘하는 김성한은 진희원을 보며 말했다. “우리는 시골에서 올라와 아무 말이나 다 내뱉는 너 같은 애랑 똑같이 굴지 않아.” 말을 하며 그는 이윤아를 쳐다봤다. “이제부터 사람을 도와줄 때 조심해.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도 있으니.” 이윤아는 여전히 진희원을 노려봤고 눈의 독기는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진희원은 그녀의 눈빛에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검고 깊어 그 마음을 종잡을 수 없었다. 진희원의 태도에 이윤아는 화가 나서 하마터면 펄쩍 뛸 뻔했다. “엄마, 화내지 말아요. 외부인 때문에 화내는 건 아무 가치 없는 일이에요.” 김혜주는 적당한 때에 이윤아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선생님은 사리에 밝은 분이시니 다른 사람이 멋대로 내뱉은 말에 오해하지 않으실 거예요.” 이 말은 이윤아에게 다시는 예의를 잃지 말라는 뜻인 동시에 그녀의 이미지가 망가지지 않게 이 상황에서 벗어날 기회를 만들어줬다. 예상대로 빠르게 알아챈 이윤아가 후회하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사람을 도와줬다가 내가 죄인이 돼버렸네.” 그러자 김혜주는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엄마, 엄마는 잘못하지 않았어요. 요즘 사람들은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렇게 카드를 주면 예민한 사람들은 엄마가 자신을 얕본다고 생각해요.” 이 말은 그녀가 가난하고 피곤한 사람이란 것이었다. 진희원은 고개를 들어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여우의 수단은 꽤 미묘했다. 그녀는 오늘 아침 차 창문 너머로 그녀를 봤기때문에 그녀가 의사로서 여기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설마 잊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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