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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장

“사형, 그게 어떻게 사형 탓입니까? 사형은 항상 저희를 지켜줬어요. 그리고 저희와 함께 자라기도 했죠. 우리 모두 그가 왜 그렇게 변한 건지 알지 못해요.” “신후야, 네 잘못이 아니야. 사부인 내가 어떤 이들은 수도하는 이유가 우리와 다르다는 걸 일찌감치 알아봐야 했어.” 노인은 거기까지 말한 뒤 다시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만약 정말로 우리의 여한이 당시의 대전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우리는 절대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맞는 말이었다. 그들은 원래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하산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멸문지화를 당한 건 물론이고 죽은 뒤에는 연혼진을 여는 열쇠가 되었다. 게다가 지금은 양분이 되어 끊임없이 이 진법을 유지해 주고 있었다. 진희원도 이런 일을 당했다면 상대를 원망했을 것이고 직접 그 배신자를 죽여버리려고 했을 것이다. “우리의 여한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고 있어.” 노인의 눈빛은 물처럼 한없이 부드러웠다. 그는 다른 도사들을 쭉 둘러보았다. “내 제자 중 한 명은 겨우 다섯 살이야. 아주 장난기가 많았지. 우리는 하산한다는 걸 그 아이에게 알려주지 않았어. 적어도 한 명은 도문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 아이는 가르치기 쉬울 거야. 비록 재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단 한 번도 우리에게 폐를 끼친 적이 없어. 그리고 걔도 우리와 같이 하산하기를 바랐었지.” “사실 걔 사형들은 다 걔를 두고 오는 걸 아쉬워했어. 그래서 그 아이를 아군의 병영에 두었지. 그 아이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그놈은 걔를 가만두지 않았다.” 진희원은 그 말을 듣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 “가만두지 않았다는 건 어떤 의미죠?” 아군의 병영에는 문제가 없어야 했다. “그놈은 그 아이에게 누명을 씌웠어요.” 대사형이라는 자가 두 주먹을 쥐었다. “그놈은 일부러 저한테 말을 흘렸습니다. 제가 연기연멸을 수행해서 죽은 뒤에 원혼이 되지 않을 거란 걸 알았던 거죠. 진법이 열리도록 하기 위해 그놈은 우리가 전부 죽으면 사제를 찾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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