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브미티는 불안한 시선으로 강서윤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또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설마 이번엔 정말 어렵지 않을까?’
화사하게 웃으며 플라밍고에 올라탄 강서진은 말 그대로 사랑스러운 요정 같았다.
상큼한 아보카도 그린 원피스와 분홍색 플라밍고의 조합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고 여름의 더위마저 잊게 할 정도였다.
그에 반해 강서윤은 짙은 레드 컬러였고 그것도 무거운 스커트를 입고 있었고 가슴도 다리도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이었다.
‘이걸로 어떻게 이겨?’
모두의 궁금한 눈빛 속에서도 강서윤은 평온한 얼굴로 강서진을 바라봤다.
“정말 거기 앉을 거야? 지금 그 자세로? 바꾸지 않고?”
그녀의 말은 담담했지만 어딘가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다.
강서진은 알 수 없는 미소로 답했다.
“왜? 서윤이는 어울릴 만한 자세가 안 떠오르는 거야?”
관심을 가장한 말투였지만 그 속엔 분명한 도발과 조롱이 섞여 있었다.
‘그래. 잘난 네가 여기선 어떻게 나올지 보자.’
강서윤은 코웃음을 흘리고 더는 말없이 플라밍고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 역시 두 다리를 넘기고 플라밍고에 올라탔지만 강서진보다 뒷자리에 앉았다.
플라밍고가 비스듬히 놓여 있었기에 구조적으로 뒷자리에 앉은 강서윤은 화면 안에서 눈에 덜 띌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녀의 풍성한 스커트는 다리를 완전히 덮어버렸고 보기엔 마치 한여름 불판 같은 뜨거운 느낌이었다.
‘이건 뭐... 이번엔 진짜 졌네.’
누군가가 속으로 중얼거리던 찰나 강서윤이 갑자기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더니 강서진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기대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기울여 손 위에 얼굴을 살짝 얹었고 그 모습은 마치 비스듬히 누운 귀부인 같았다.
그 자세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고혹적이었고 놀랍게도 그녀는 강서진을 마치 티 테이블처럼 활용하고 있었다.
촬영장 안의 사람들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지금... 설마 강서진을 테이블 삼은 거야?’
상상도 못 한 방식의 압도적인 포즈였다.
강서윤은 시선을 들어 모두를 쓱 훑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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