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강서진은 속으로 은근히 기뻤다.
‘잘 됐어. 할아버지가 강서윤한테 더 실망할수록 우리한텐 유리하지.’
하지만 겉으론 여전히 선한 이미지를 유지하며 다가갔다.
“소미야, 그만해. 난 서윤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 믿어. 다이아몬드 광산 관리가 얼마나 바빴겠어. 할아버지께 연락 못 한 것도 바빠서였을 거야. 그러니까 할아버지,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그 말이 떨어지자 오히려 분위기는 더 싸늘해졌다.
바빠서라는 말이 결국엔 효도할 생각이 없다는 걸 드러낸 셈이었다.
강호석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고 실망의 기운이 얼굴에 그대로 드리워졌다.
그 모습을 보며 강서윤은 여유롭고 냉정한 얼굴로 둘이서 연기하는 광경을 지켜봤다. 마치 그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여왕처럼 말이다.
그러다가 강서윤은 문득 고개를 들더니 입꼬리를 차갑게 올렸다.
“할 얘기는 다 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느긋하지만 그 안에 담긴 냉기는 싸늘했다.
“지난 5년 동안... 제가 할아버지께 연락한 건 총 110번입니다. 하지만 통화 연결된 적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항상 통화 중이었죠. 선물도 열 번 보냈어요. 그런데 그 선물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다 사라졌어요. 이메일도 보냈죠. 하지만 전부 다 해킹당해서 전달되지 않았어요.”
그녀는 가방에서 두툼한 서류 뭉치를 꺼내더니 강서진과 강소미를 향해 힘껏 던졌다.
그러자 서류들이 순식간에 공중으로 흩날렸다.
사람들은 내려다보았다.
서류엔 송금 내역, 택배 수령 내역, 전화 통화 시도 기록 등이 상세히 정리돼 있었고 통신사로부터 확인된 특수한 수단으로 차단됨이라는 문구도 명시돼 있었다.
게다가 선물 수령 사진도 있었는데 전부 강소미의 비서였던 주가영이 받아서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현장은 정적에 휩싸였고 이 모든 정황과 증거에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
강소미는 얼굴이 사색이 되어 흔들렸다.
‘이럴 리 없어... 어떻게 이걸 다 알아낸 거야? 심지어 증거까지 이렇게 다 모아놨다니...’
강호석은 서류들을 보며 더는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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