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간단히 몇 마디 나눈 후 유지민은 강인혁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묻고 싶었지만 부끄러워 입을 열 수 없었다.
‘인혁 씨가 세류까지 찾아왔는데 방은 따로 잡았나? 아니면...’
강인혁은 유지민의 생각을 읽은 듯 희미한 미소를 숨기고는 가볍게 기침했다. 그의 말투는 약간 서글프게 들렸다.
“지민아, 내가 너무 급하게 항공권을 예매하느라 방은 따로 예약하지 못했어. 방금 로비에 물어봤는데 만실이라고 하더라고.”
속눈썹을 살짝 떤 유지민의 얼굴은 분홍빛이 감돌았다. 그녀는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그럼... 오늘 밤은 저랑 같이 있을래요?”
그녀의 순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은 강인혁의 눈빛이 깊어졌고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 안의 공기는 따뜻했지만 강인혁이 들어올 때 몸에 밴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었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교차하자 유지민의 머릿속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고 강인혁은 옷을 벗으며 먼저 샤워하겠다고 말했다.
유지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욕실 문에 흐릿하게 비친 남자의 몸매가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유지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이 욕실... 왜 밖에서 안이 보이는 거야.’
상황을 모르는 강인혁은 몸을 깨끗이 씻으며 구석구석 꼼꼼히 닦았다.
방 안에 앉은 유지민은 숨이 가빠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슬리퍼를 벗고 침대에 누워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애썼다.
물소리가 멈추고 강인혁은 몸을 닦은 후 회색 가운을 두르고 나왔다.
그때 유지민은 이미 침대에 누워있었다.
강인혁은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눈가의 미소를 숨겼다.
‘적어도 지금은 강시현이 아닌 나를 선택했어.’
그는 천천히 걸어가 침대 반대편 이불을 들고 누워 유지민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쳐다보고 있는 시선을 느꼈는지 속눈썹이 점점 더 빠르게 떨렸고 자는 척하기도 어려워졌다.
강인혁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아직 안 잤어?”
서툰 연기를 간파당한 유지민은 천천히 눈을 뜨며 이불 속에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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