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화

“직접 보면 알 거 아니야.” 강시현은 강인혁의 냉정하고 단호한 표정을 보며 문득 어젯밤 유지민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을 몰아세웠던 그 모습을 떠올렸다. 그 기억만으로도 신경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강시현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강인혁, 집안 내부에서 일어난 일인데 이사진들까지 불러야 했어? 강씨 가문에 망신 주고 싶어서 그래?”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를 확인한 강재성은 순간 움찔했다. “형, 형이 나를 팀장으로 고용한 건데 일이 터졌다고 이제 와서 나한테 뒤집어씌우면 안 되지. 형이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거지 내 잘못은 아니잖아?” 강인혁은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리며 싸늘한 분위기를 풍겼다. “삼촌, 이사진들은 제가 부른 게 아니라 직접 저를 찾아온 거예요. 최근 강하 그룹 사정이 안 좋다는 소문이 돌던데요? 오히려 우리 쪽과 합병을 논의하고 싶다더군요?” 그 말에 강시현의 얼굴이 즉각 일그러졌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이사진들을 둘러보았다. ‘나 몰래 강인혁을 찾아가서 합병을 논해? 하, 결국 나보다 강인혁을 더 믿는다는 소리잖아.’ 강시현이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이제 이사진들은 저를 빼고 결정을 내리나 봅니다?” 이사진들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답했다. “대표님, 저희가 말씀을 안 드린 게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보고서를 올렸는데 대표님께서 매번 기각하셨잖아요. 그래서 우리끼리 해결책을 찾아보려 했던 겁니다. 대표님께서는 배신했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가족 아닙니까? 결론적으로는 모두 강씨 가문을 위해 이익을 도모하는 거잖습니까.” “대표님, 이렇게 강재성을 두둔하는 건 좀 과하신 거 아닌가요? 20억의 손해를 끼친 사람을 어떻게 회사에 계속 둘 수 있겠습니까?” 강시현의 표정이 더더욱 구겨지며 눈동자에 분노가 타올랐다. ‘모든 게 다 강인혁 때문이야!’ 잠시 후 강재성의 아버지, 강기현도 클럽으로 불려 왔다. 그는 술에 취한 채 소파에 쓰러져 있는 강재성을 보자마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며 바로 강재성에게 따귀를 한 대 갈겼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