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이 시계를 내게 양보해줘.”
종업원은 양민하를 보자마자 지난번 강 대표님께서 그녀를 데리고 왔을 때 블랙카드를 사용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종업원은 아부하는 표정으로 양민하를 바라봤다.
“양민하 씨, 안목이 정말 좋으시네요. 이 시계는 우리 신제품인데 현재 인천에는 이 하나밖에 없어요. 먼저 사는 분에게 차례질 거예요.”
양민하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포장해 주세요.”
서윤아는 옆에서 신랄하게 말했다.
“왜요? 누군 돈 없어 보여요? 우리가 먼저 도착했어요. 이봐요, 양심이 있다면 이 시계는 먼저 온 손님에게 팔아야죠.”
양민하는 눈을 깜빡이며 순진한 척했다.
“하지만 후발 주자가 앞지를 수도 있는 법이잖아. 지민도 이해할 거야. 강인혁과 감정이 깊은 것도 아니잖아.”
유지민은 양민하의 빈정대는 말투를 알아챘지만 불쾌한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가방에서 블랙 카드를 꺼냈다.
이건 결혼할 때 강인혁이 억지로 주며 아끼지 말고 쓰라고 했지만 유지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항상 지갑에 넣어둔 채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양민하의 체면을 깎아내리기 위해 특별히 꺼냈다. 어쨌든 양민하의 주제넘은 꼴을 더는 봐줄 수 없었다.
서윤아는 흥미롭게 웃으며 일부러 과장되게 말했다.
“지민아, 이거 강인혁 씨가 너에게 준 블랙 카드지? 양민하 씨도 그럼 시현 씨가 준 블랙 카드를 한 번 꺼내 볼래?”
서윤아의 말에 양민하는 즉시 얼굴색이 변했다. 강시현이 그녀에게 블랙 카드를 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함께 쇼핑할 때 사용할 뿐 양민하에게는 아직 자신의 이름으로 된 블랙 카드가 없었다.
순간 양민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손을 꽉 쥐었다가 폈지만 아무것도 꺼낼 수 없었다.
종업원은 양민하의 뒤에 강시현이 있는 것은 알지만 이제 이 손님도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는 걸 알았다. 어쩌면 배경이 강시현보다도 더 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즉시 태도를 바꾸어 시계를 꺼내서 예쁘게 포장해 유지민에게 주었다.
양민하는 상황이 자신이 바랐던 대로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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