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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황여민은 들으면 들을수록 이상한 걸 느꼈고 결국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성신우 이 자식이 전에도 까불었지만 나한테 장난할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하지만 성신우와 여백연이 아무런 선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에 성신우한테 뭐라고 할 수 없었다. 'SKY에 갈만한 실력이면 뭐?' '그렇다고 확정도 안 된 일 때문에 성신우를 집에 가서 복습하라고 할 수는 없잖아.' 그건 도리가 아니었다. "됐어, 너 아주 점점 간댕이가 커지네, 감히 내 앞에서 익살스럽게 굴고." 황여민은 성신우를 흘겨보았다. "이렇게 하자, 1반 선생님한테는 내가 일단 대충 둘러댈게, 내일모레 있는 3차 모의고사에서 제대로 해- 성적이 심하게 떨어지면, 너랑 여백연이 연애를 하든 아니든 엄마 학교에 부를 거야." 성신우는 헤헤 웃었다.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내일모레 시험에서 제 진짜 실력 보여줄게요. 저도 더는 연기 안 해요, 사실 저도 SKY 갈 수 있는 실력이거든요." "얼른 나가기나 해-" 황여민은 또 눈을 흘겼다. "네가 무슨 실력인지 내가 몰라? 네가 명문대 점수선에만 가도 난 동의하는 거야." 그러고는 손을 저으며 성신우한테 가서 밤 자습하라고 했다. ... "신우야, 멸절 사태가 너 왜 사무실로 불렀어?" 성신우가 자리에 앉자마자 황자욱이 물었다. 김영 선생님의 의천도룡기가 아주 많은 버전이 있었기에 인지도가 꽤 많았다. 황여민이 학생을 앞에서 아주 엄숙하고 잘 웃지도 않았기에 이 별명을 얻게 된 거였다. 성신우가 진지하게 말했다. "선생님이 그러는데 당장 외계인이랑 전쟁이 날 거래, 나한테 미리 준비하고 계획 세우래." 성신우가 이렇게 헛소리한다는 건 분명 말하기 싫다는 거였기에 황자욱도 더 묻지 않았다. "신우야, 내일 시험, 준비 잘했어?" 황자욱은 내일 3차 모의고사가 더 근심이었다. 특히나 두 사람은 누가 성적이 더 좋게 나오면 누가 의부라고 내기 했었기 때문이다. 성신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누렁아, 네가 생각이 없다고 해야 해? 외계인이랑 전쟁 날 거라는데 무슨 시험 걱정해? 세상 인류의 운명을 생각할 순 없어?" "됐어, 저리 가, 점점 더 헛소리네." 황자욱은 성신우를 힐끗 노려보고는 계속 문제를 풀었다. 황자욱은 멍청하고도 순진한 소년니었지만 승부욕은 강했다. 당연히 성신우한테 의부라고 부르고 싶지 않은 거였다. ... 바로 이튿날이 되었고 수능을 보기 전 마지막 시험이 막을 열었다. 아침 일찍 성신우는 황자욱의 가게에서 찐빵을 먹고 같이 학교로 갔다. 교실에 들어서자 성신우는 바로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느꼈다. 다들 많이 긴장한 것 같았고 모두 들떠있는 것 같았다. 학생이라 모두 시험에서 자기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거였다. 고등학교 3년 동안의 마지막 시험이었고 인강시의 통일된 시험이었기에 학교 측에서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고 성적대로 시험장을 나누었다. 첫 번째 시험장은 모두 공부를 아주 잘하는 학생이었고 대충 시험쳐도 명문대에 갈 수 있었고 심지어 몇 명은 여백연처럼 SKY에 갈 수 있는 학생이었다. 두 번째 시험장은 명문대와 좋은 대학이 서로 섞였다. 성신우와 황자욱의 성적으로는 두 번째 시험장에도 갈 수 없었기에 황자욱은 세 번째 시험장에 안배되었고 성신우는 바로 이어 있는 네 번째 시험장에 안배되었다. 연필통을 들고 시험장으로 가는 길에 성신우는 점점 더 긴장해하는 황자욱을 툭툭 쳤다. "누렁아, 엉덩이 흔들지 말고, 시험 잘 봐서 좋은 성적 거둬, 그래야 수능 볼 때 자신감이 생기지." "신우야, 너 드디어 사람 노릇 하는 구나." "난 네가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멘탈이 나갈까 봐 그러지." "쳇- 네가 어떤 놈인지 내가 몰라? 시험 10번 보면 네가 나보다 9번은 성적이 낮았어." 성신우는 웃어 보일 뿐 더 말하지 않았다. '누렁이가 마지막으로 오만하게 해두지, 뭐." 이번에 성적이 나오면 황자욱은 아마 깜짝 놀랄 것이었다. 반 친구들이 서로 같이 시험장으로 갔기에 가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성신우와 하연수가 나란히 걷게 되었다. 하연수는 그를 힐끗 보고는 콧방귀를 뀌고 머리를 돌렸다. 하연수의 성적은 황자욱과 성신우보다 좋았기에 두 번째 시험장에 안배되었다. 전생에 수능 시험도 잘 봐서 서재대라는 좋은 대학에 가게 되었다. 주지훈은 그 모습을 보더니 얼른 걸음을 재촉해서 하연수와 비슷한 거리고 갔다. 그도 좋은 대학 지망생이었기에 하연수처럼 두 번째 수험장에 안배되었다. 갈림길로 가자 주지훈은 성신우를 도발에 찬 눈빛으로 차갑게 노려보았다. 고등학생의 우월함은 그토톡 멍청하고 순수했기에 거의 모두 성적을 기반으로 했다. 성신우는 당연히 그걸 무시했다. 시험장에 들어가자 그는 바로 기분을 다잡고 새로운 자기 삶의 첫 번째 시험을 맞이하러 했다. 종소리가 울리자 성신우는 사인펜의 뚜껑을 열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국어는 기본공이 중요했기에 갑자기 진보할 가능성이 작았다. 성신우의 국어 실력은 보통이었기에 거의 66점 정도였다. 시험지를 다 하고 나니 아는 건 다 썼고 모르는 건 도저히 몰랐는데 아마 68점 정도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성신우는 수능 국어는 무조건 80점 맞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가 수능 작문 제목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어 시험을 보고 나서 거의 답을 맞추는 학생은 없었다. 이 과목은 거의 토론할 가치가 없었다. 아무리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라도 대충 다 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이 진짜 관심하는 건 오후의 수학 시험이었다. 황여민의 "귀띔"을 듣고 성신우는 점심에 여백연이랑 같이 점심을 먹지 않고 황자욱을 데리고 학교 밖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두 사람이 식당에 들어갔고 성신우가 메뉴를 보고 있었는데 황자욱이 성신우의 팔을 툭툭 건드렸다. 성신우도 싸늘한 눈빛이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느꼈다. 머리를 들어 보니 하연수가 성신우의 오른쪽 위치에 앉아 갸름한 얼굴에 싸늘함을 뿜고 있었고 그녀의 곁에는 유문하와 주지훈도 있었다. 성신우가 보자 하연수는 바로 머리를 돌리고 콧방귀를 뀌었다. 성신우는 그 모습에 아주 우스웠다. 두 생을 살았지만 그는 여전히 하연수의 이상한 생각을 알 수 없었다. '분명 네가 날 놀리고, 내 자존심을 네가 자랑하는 도구로 썼으면서, 내가 무시하니까, 억울해?!"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도 싶지 않았다. 다시 살 기회가 생겼으니 그는 진작에 하연수랑 엮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을 다시 한번 읽으면 다른 감회가 생길 수는 있어도 다른 결말이 생길 수는 없었다. 아마 성신우 때문인지 하연수는 음식을 별로 먹지도 않고 젓가락을 세게 내려놓으며 탕하는 소리를 냈다. 멍청한 호구 주지훈은 성신우를 힐끗 노려보고는 얼른 다정하게 굴었다. 하연수는 그를 무시하고 싸늘한 표정을 짓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녀는 바로 그런 성격이었다. 그녀한테 잘해줄수록 더 신경 쓰지 않았다. 성신우처럼 이렇게 3년 동안 좋아하다가 바로 포기해 버린 남자가 오히려 그녀를 크게 아프게 했고 억울해서 미치게 만들었고 심지어는 눈시울이 붉어지게 했다. 유문하는 결국 더 봐줄 수 없어 일어나 성신우와 황자욱의 테이블에 앉아 낮은 소리로 물었다. "성신우, 너랑 연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성신우는 어깨를 들썩였다. "유문하, 그날 너도 KTV에 있었지, 내가 똑똑히 말했잖아, 모르는 사람으로 지내자고." "연수가 널 놀려서? 연수가 왜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널 놀렸는지 생각 안 해 봤어?" 유문하는 당연히 절친 편이었다. 말 몇 마디로 바로 하연수의 행동을 정당화했고 또 성신우를 타일렀다. "연수가 네가 신경 쓰여서 그런 거잖아. 우리 졸업해서 대학교 가면, 네가 기회가 생길 수도 있잖아." 성신우는 이빨이 보일 정도로 환히 웃었다. "어머, 그러니까 네 말은, 걔가 내 자존심을 밟으면서 자기 매력을 어필하는데, 내가 영광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거야?" 유문하는 말문이 막혔다. "아니... 그게 아니라..." 성신우는 손을 흔들었다. "됐거든, 그런 거 맞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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