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학생들은 조용히 듣더니 한참 지나서 우레같은 박수를 보냈다. 황여민도 같이 박수를 쳤다. 성신우의 말은 전에 주지훈이 했던- 반평생의 외로움을 한 잔의 술로 달랜다던 말보다 훨씬 깊은 뜻이 있어 보였다.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 모임이 끝났고 다들 술을 마셨고 거의 취했다. 성신우도 70% 정도 취했다. 그가 아무리 쓸모없는 인간관계에 시간을 낭비하기 싫다고 했어도 기계가 아니었기에 분위기에 밀려 여러 잔 더 마셨다. 그러던 중 성신우와 오해가 잠깐 생겼었던 민성걸이 먼저 찾아와 한 잔 같이 마시려고 하면서 제대로 사과했다. 그날은 게임장에서 실수한 거라고 형이 마음에 두지 말라고 했다. 비록 민성걸이 성신우보다 몇 달은 컸지만 성신우에 대한 호칭도 "형"으로 바뀌었다. 성신우는 그 술을 마셨고 민성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는 정말 민성걸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소년이 열정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소유하고 싶고 질투심을 일으킨 건 사실 별거 아니었지만 비웃음을 당할 일은 아니었다. 민성걸은 술을 마시고 나서 한숨을 쉬며 말했다. "참, 형, 오인영 학생이 날 찾아와서 얘기했어, 날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똑똑히 말했어, 내가 며칠 속상했지만 결국 강제로 얻은 사랑은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았어." 성신우: "강제로 얻은 사랑이 행복하진 않아도 그래도 즐겁잖아." 민성걸: "응?" "컥-" 성신우는 코를 만지작거렸다. "민성걸 학생, 내 말은 제대로 된 자기 인식이 필요하다는 거야, 내가 아주 뿌듯해, 사실 대학교에서 여자애들이 아주 많아, 네 조건으로 너한테 어울리는 여자 친구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야." 민성걸은 못생긴 게 아니었고 집에 돈도 있었기에 여자 친구를 사귀지 못할 정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계속 오인영만 바라보면 정말 답이 없을 수도 있었다. 오인영은 확실히 예뻤다. 반에서 퀸카가 되지 못한 건 너무 예쁜 하연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녀한테 패배한 건 창피한 게 아니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