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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이튿날 아침 일찍, 여백연한테서 전화가 걸려 와 조심스럽게 그에서 오늘 뭘 할 건지, 어디서 주말을 보낼 건지 물었다. 성신우는 중얼거렸다. '안배는 무슨, 그냥 돌아다니는 거지, 걷다가 힘들면 길거리에서 뭐라고 먹으면 되지.' 생각하고 나서 그는 여백연의 주소를 묻고 조금 이따 데리러 간다고 했다. 여백연이 아주 순수해서 그녀한테 자기를 찾으러 오라고 하면 그녀가 자기를 잃어버릴 것 같았다. 오전 10시, 성신우는 달랑이 자전거를 타고 여백연이 준 주소로 갔다. 역시나 그의 예상대로- 인강시 제일 값비산 재벌 구역이었다. 스위트룸이 아니라 별장이었다. 아직 물가가 오르지 않은 년대에서도, 여긴 가치가 수십억이었다. 별장 앞에 있는 주차장에는 성신우가 며칠 전에 봤던, 여백연을 데리러 다니는 롤스로이스 팬텀이 있었는데 아주 위엄있었다. 그가 여백연한테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내자 여백연이 바로 나왔다. 여백연은 오늘 아주 편안한 차림이었는데 여전히 상큼했다. 아마 갓 머리를 감아서 그런지 머리가 젖어 있었다. 위에는 아무런 logo가 보이지 않는 하얀색 티를 입었고 아래에는 살짝 주름이 잡힌 검은색 치마에 크리스털 샌들을 신고 있었다.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보여지는 종아리는 하얗고 늘씬했는데 마치 도자기 같았고 발가락은 아주 오동통한 게 아무런 흠도 잡을 수 없었다. 자전거를 끌고 별장 구역을 나오자 성신우가 먼저 올라타고 여백연한테 뒤에 타라고 신호를 주었다. 여백연은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은 것 같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타고는 타자마자 성신우의 옷자락을 꽉 잡았고 갸름한 얼굴이 조금 새하얘졌다. "잘 앉았어?" "응." "출발-" 성신우는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그는 열 살부터 자전거를 익혔기에 기술이 아주 좋아 평온하게 잘 탔다. 여백연도 서서히 무섭지 않았고 눈을 게슴츠레 떴는데 마치 두 반달 같았다. 아마 성신우라서 그런 걸까? 그녀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게, 기사가 그녀를 데리고 드라이브했던 때보다 훨씬 기분 좋았다. 두 사람은 가다가 멈추고, 또 가면서 풍경이 좋은 곳을 보면 멈춰 사진을 찍었다. 자전거의 좋은 점이 이렇게 바로 들통났다- 바로 주차장을 찾지 못할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점심까지 돌자 두 사람은 배가 고파서 강변로의 보행거리로 갔다. 보행거리에는 밀차를 민 상인들이 본지방 특색의 음식인 순두부, 냉피, 천잠 감자, 튀긴 취두부와 같은 음식을 팔고 있었다. 여백연은 자전거에서 뛰어 내려 달려가서 전병을 두 개 사서 성신우한테 하나 건넸다. 성신우는 거의 두 시간 동안 자전거를 탔기에 진작에 배가 고팠다. 전병은 크지 않았기에 두 입에 바로 다 먹어버렸고 여백연은 겨우 반도 못 먹었다. "자." 그녀는 성신우의 앞에 가서 돌아서 몸을 앞으로 하면서 자기 전병을 성신우의 입에 넣었다. 성신우는 눈이 동그라졌다. 여백연이 그와 너무 가까이 있었다. 눈앞에는 새빨간 그녀의 입술과 완벽한 그녀의 얼굴이 있었다. 눈을 반짝이는 순간, 순진한 눈빛에 사람을 상상하게 만드는 매혹함도 있었다. "성신우, 뭐 하는 거야, 앞에 봐-" 여백연이 갑자기 소리 질렀지만 늦었다. 자전거를 타고 있던 성신우는 작은 밀차와 부딪혔는데 아주 난리가 났다. 상대는 몸매가 다부진 아줌마였는데 성신우를 가리키며 욕했다. "멀쩡하게 생겼는데 자전거를 왜 그따위로 몰아? 돈 물어내!" 성신우는 얼른 일어나 민망해하며 말했다. "흥분하지 마세요, 말해봐요, 모두 얼마예요?" 아줌마는 성신우를 훑어보더니 한눈에 만만한 학생이라는 걸 알아보고 역시나 큰돈을 요구했다. "10만 원!" 성신우는 멍해졌다, 그한테는 10만원이 없었다. 게다가 심하게 부딪힌 게 아니었다, 그저 조미료들이 쏟아졌을 뿐이기에 아마 손실이 만 원도 안 될 것이었다. "아줌마, 내가 10만 원이 있을 것 같아요?" 아줌마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성신우의 옷자락을 잡고는 울면서 호소했다. "두 어린애가 내 가게 망쳐놓고 배상도 안 하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어..." 아줌마는 역시나 떼를 쓰는 게 만렙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의 다른 상인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어 성신우와 여백연을 보며 손가락질했다. '젠장, 아주 전쟁이 따로 없어.' 성신우는 하는 수 없이 기가 죽었고 황자욱한테 전화해서 돈을 가져오라고 했다. 황자욱은 돈을 모으는 습관이 있었는데 아마 20만 원 정도 모았을 것이었다. 옆에 있던 여백연이 갑자기 눈을 굴리더니 맑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경찰 왔어요!" 그 말을 들은 상인들은 바로 도망가려고 준비했고 다부진 몸매의 아줌마도 얼른 성신우의 옷깃을 잡았던 손을 놓았다. "뛰어!" 순간, 여백연은 성신우를 잡고 뛰었고 성신우는 그제야 반응했다. 두 사람이 얼마나 뛰었을까, 뒤에서 욕하던 상인이 보이지 않아서야 속도를 늦추었다. 성신우는 강변의 난간에 기대 웃지도 울지도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백연은 볼이 새빨개져서 숨을 가빠롭게 쉬며 힘들고 긴장해 했다. 이건 어려서부터 수많은 우수학생과 상을 받았던 그녀가 처음 거짓말하는 거였다. 만약 아까 성신우가 소리쳤으면 아줌마가 믿지 않았겠지만 여백연은 딱 봐도 거짓말할 것 같은 아이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았고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겨우 웃음을 참았고 성신우는 아파나는 광대를 만지작거렸다. "여백연 학생, 좀 하는데? 그런 말투 어디서 배웠어?" 여백연은 여전히 얼굴이 빨갰고 민망해하며 말했다. "그게... TV에서 배웠어." 성신우는 할 말이 없어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아주 잘했어." 여백연은 혀를 내밀었다. "난... 난 그냥 참을 수 없었어, 그 아줌마가 아주 나빠, 너한테 사기 치려는 거잖아." 5월의 하늘은 아이 얼굴처럼 순식간에 변했다. 조금 전까지 햇살이 비추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나타나 태양을 가렸다. 강가에도 싸늘한 바람이 일렀다. 두 사람은 한참 뛰어서 몸에 땀이 가득했는데 강가에 바람이 불자 튼튼한 성신우도 참지 못하고 기침을 했다. 성신우는 여백연을 바라보았다. "안 추워? 우리 그냥 택시 타고 집에 갈까?" "싫어-" 여백연은 머리를 도리도리 저으며 말했다. "이제 겨우 나온 지 얼마 안 됐잖아, 나 다 못 놀았단 말이야." "하지만... 정말 춥잖아, 난 괜찮은데 너 감기 걸리면 어떡해?" "나 안 추워." 여백연이 웃었는데 눈빛이 반짝거리는 게 마치 별이 가득한 하늘 같았다. "내가 발견한 게 있는데, 네가 있는 곳은 바람까지 따듯한 것 같아." 여백연이 그렇게 말하자 성신우는 더 할 말 없어 계속 돌아다녔다. 더는 보행거리로 갈 수 없었다. 거의 망가져 가는 자전거는 그 아줌마한테 주는 배상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폐품으로 팔면 아마 몇만 원은 받을 수 있었기에 아마 그녀의 손해를 갚을 수 있을 것이었다. 성신우는 생각에 잠기더니 여백연한테 두 개의 선택지를 주었다. 놀이동산에 가든지, 아니면 게임장에 가든지였다. 여백연은 단호하게 후자를 선택했다. 놀이동산은 어릴 적에 많이 갔었기에 진작에 질렸고, 게임장은 한 번도 간 적 없었다. 만약 90년대 말이었다면 성신우는 확실히 여백연을 데리고 게임장에 가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때의 게임장은 별의별 사람들이 많았고 아주 복잡했기에 여백연 정도의 미녀가 가면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특히 올림픽이 열리고 나서 치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오래된 게임장은 점점 도태되었고 그걸 대신해 환경이 더 좋은, 상대적으로 소비도 더 높아진 게임장이 섰다. 2009년의 게임장은 투자도 컸지만 회수도 빨랐다. 춤추는 기계 몇 대를 사서 제복을 입은 언니들이 춤을 추게 하면 손님이 아주 많았다. 하지만 이 게임장도 아주 반짝하고 사라질 거고 몇 년 지나지 않아 더 고급스러운 오락으로 바뀔 것이다. 반 시간 뒤, 성신우는 여백연을 데리고 근처의 게임장에 갔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여백연을 쳐다보았다. 사실 게임장에는 많은 젊고 예쁜 언니들이 많았다. 거의 모두 화장을 하고 있었고 여백연보다 훨씬 섹시하게 입었지만 외모가 비교가 안 될 정도였다. 여백연이 들어서자 게임장에 있던 모든 언니들은 빛을 잃었다. 다행히 게임장에 있던 손님들은 거의 학생이 아니면 커플이었기에 강제로 플러팅하는 상황은 없었다. 성신우는 4천 원으로 40개 동전을 바꾸고는 여백연한테 어떻게 노는지 알려주었다. 여백연은 아무것도 할 줄 몰랐기에 성신우가 처음부터 가르쳐야 했다. 어떻게 동전을 넣는지, 어떻게 버튼을 누르는지, 어떻게 적과 나를 구분하는지, 어떻게 멋있는 기술을 쓰는지... 아마 성신우가 잘 가르친 덕일 수도 있고, 어쩌면 여백연의 학습력이 뛰어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녀는 아주 제법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신우는 여백연이 삼국지, 공룡 속타와 같은 관문 돌파 게임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히려 킹 오브 파이터즈, 스트리트 파이터즈, 진시혼 같은 격투 게임을 좋아한다는 걸 발견했다. 어쩌면 그녀의 성격 중의 특징과 관련 있을 수도 있었다. 지금껏 지내오면서 성신우는 여백연이 아주 승부욕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사실 많은 공부의 신이 모두 그런 특징이 있었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 보이지만 어떤 사람은 내면에 숨기고 있다. 여백연이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바로 타격감이 제일 좋은 킹 오브 파이터즈 97이었다. 성신우가 그녀한테 주인공 팀 3인조인 쿠사나기 쿄, 니카이도 베니마루, 다이몬 고로의 기본 조종을 알려주고 나서 그녀는 아주 신나게 놀았고 열심히 컴퓨터와 싸움을 진행했다. 공부의 신은 역시 공부의 신이었다. 게임을 하더라고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처음 노는 거였지만 그녀는 동전 3개로 모두 클리어했다. 화면에 있는 쿠사나기 쿄가 팔신암의 등을 한 주먹으로 때리고 이를 통해 뱀을 봉인하는 장면을 보면서 여백연의 눈은 두 반달 모양이 되었다. 그녀가 갑자기 말했다. "성신우, 우리 같이 놀래?" 성신우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격투기 게임이야, 어떻게 같이 놀아, 우리가 서로 맞서 싸우면 모를까." "그럼 그러지 뭐." 여백연의 눈빛에는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 보였다. "풉, 네가 이제 얼마나 배웠다고, 어떻게 날 이길 수 있겠어?" "읍, 한 번 해보자." "허허, 네가 그렇게 맞고 싶다면 내가 동의해 주지." 성신우는 눈썹을 씰룩거렸고 눈빛에는 매정함이 스쳤다. 전갈자리인 그한테도 빌어먹을 승부욕이 가득 넘쳤다. 그 후로 아마 전설속의 결과를 알 수 있는 싸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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