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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쌀! 이 사람들이 바다로 나오면서 식량을 안 챙겼겠어요? 어쩌면 오늘 저녁에 정말 쌀밥을 먹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진태현은 미친 듯이 두 번째 상자를 열었지만 그 안에는 역시 도자기 그릇들만 있었다. 이설아와 고하늬는 밥을 먹기 위해 이미지 챙길 여력도 없이 주방을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이설아는 실망해 벽에 기대어 앉더니 머리를 쿵 벽에 박았다. “어휴, 오늘 밤 밥은 못 먹겠네.” 그들이 실망하고 있을 때 진태현의 시선이 이설아 너머로 무언가를 포착했다. “설아 씨 뒤에 뭔가 비밀 공간이 있는 것 같은데요?” 진태현은 이설아를 일으켜 세운 후 작은 나무판을 손으로 잡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정말 비밀 공간이 있었다. 게다가 그 안에는 세 개의 자루가 있었다. ‘안에 들어있는 게 쌀일지도 모르잖아?’ 진태현은 자루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손으로 만져보니 쌀알의 느낌이 났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자루를 열고 있는 진태현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이설아는 두 손을 모아 눈을 감고 안에 들어있는 게 쌀이길 기도했다. 고하늬는 두 손을 가슴에 모으며 자루를 빤히 주시했다. 그러나 자루를 풀었을 때, 진태현과 고하늬의 표정이 굳어졌다. 자루 안에는 쌀이 있었지만 모두 탄화되어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진태현은 믿기지 않아 다른 자루를 열었는데 결과는 똑같았다. 그는 실망하며 한숨을 쉬었다. “어휴.” 고하늬도 실망했는지 주술에 걸린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눈동자조차 굴리지 않았다. 눈을 감고 있던 이설아는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끼고 눈을 떴다. “쌀이 아닌가요?” 진태현은 손에 쥔 탄화된 쌀을 보여주며 말했다. “봐요, 이걸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설아는 억울함에 눈물을 글썽였다. “내 쌀밥...” 진태현은 마음이 복잡했다. 쌀이 탄화된 것보다 이설아가 억울해하는 모습이 더 마음 아팠다. 그는 냄비를 들어 이설아를 위로하며 말했다. “우리에겐 아직 냄비와 도자기 그릇이 있잖아요. 참, 그리고 우리는 칼, 검, 도끼, 활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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