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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어느새 진태현은 땀을 뻘뻘 흘렸고, 해가 벌써 중천에 떴다. 결국 두 차례에 걸쳐서 담수를 전부 캠프로 옮겼다. 그리고 캠프에 도착했을 때 두 여자 덕분에 불은 이미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백지은과 고하늬는 옆에서 한창 버섯을 손질하는 중이었다. “태현 씨, 왔어요? 세상에! 물이 이렇게나 많다니. 마셔도 되는 거예요?” 백지은이 고개를 드는 순간 옆에 놓인 코코넛 3개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당연하죠! 목이 마르면 지금 마셔요. 다만 버섯탕 끓일 물은 남겨야 하니까 적당히!” 진태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내 백지은은 코코넛을 들고 딱 두 모금만 마신 다음 고하늬에게 건네주었다. 고하늬는 한 모금을 크게 들이켰다. “다 마셨어요. 남은 물은 아껴 써요.” “휴, 물 담을 용기만 구하면 완벽한데... 어차피 상할 일도 없는데 잔뜩 담아서 보관해 두면 되잖아요.” 백지은이 불구덩이에 장작 하나를 던져 넣으며 한숨을 푹 쉬었다. “지은 씨 말이 맞아요. 나중에 틈 날 때 오래된 코코넛을 더 따올게요. 과육은 긁어내서 먹고 껍질은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리면 물을 담을 수 있어요. 어차피 귀이개와 손톱깎이도 있으니까 껍데기를 조금씩 뜯어내면 뚜껑을 만들어서 덮개로 써도 되죠.” “역시 태현 씨가 제일 똑똑하네요!” 백지은이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뭘 이런 걸 갖고.” 진태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받아치더니 재빨리 말을 이어갔다. “이제 점심때라서 얼른 준비합시다. 오늘 점심은 코코넛 과육과 버섯탕이에요.” “좋아요.” 요리 담당은 자연스럽게 백지은의 몫이 되었다. 하지만 자그마한 머그잔을 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머그잔이 너무 작아서 3인분 만들기에 역부족이에요. 어쩔 수 없이 나눠서 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인당 한 컵씩 세 번 만들면 되죠.” 해가 가장 높이 떴기 때문에 섬 기온이 급상승했다. 아침에 외투를 걸치고도 추울 정도였지만 지금은 반팔만 입어도 땀이 났고, 옆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 때문에 체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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