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젠장, 깜빡하고 있었어요. 라이터가 젖어서 완전히 망가질까 봐 놓고 왔던 건데 이제 어떡하죠? 불을 붙일 방법이 없네요. 얼어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건가...”
이설아는 어깨를 움츠리더니 갑자기 진태현을 바라보며 입술을 핥았다.
“예전에 봤던 드라마에서는 남 여주인공이 서로를 껴안으면서 체온을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저희도 그럴까요? 어쨌든 태현 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니까 전 상관없어요.”
이설아는 사심 없는척하며 말했다.
그러자 진태현은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이설아를 보더니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
“설아 씨가 상관없다고 해도 전 불편해요. 그리고 저희가 입고 있는 옷이 얇아서 이미 체온이 많이 낮아요. 이런 상황에서 껴안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고 그냥 껴안은 채로 얼어 죽길 기다리는 것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불을 피우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태현 씨는 제가 그렇게 불편해요? 사실 티를 안 내서 그렇지 저도 싫거든요?”
이설아는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래서 불은 어떻게 피울 거예요?”
라이터를 사용하는 것 외에도 야생에서 불을 피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성냥이나 토치가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구할 수 없는 도구다.
진태현은 원시적인 방법을 생각했다. 나무를 문질러 불씨를 얻거나 활줄로 나무를 뚫는 방법 등등 여러 가지를 생각한 끝에 나무를 문지르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적합했다.
진태현은 확신에 찬 듯 단호하게 말했다.
“나무를 문질러서 불씨를 얻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설아 씨는 최대한 많이 마른 장작을 구해와요. 마르면 마를수록 좋으니까 얼른 가요.”
이설아가 장작을 구하러 간 후 진태현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찾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숲 쪽으로 눈을 돌렸지만 들어가기도 전에 땅 위를 빠르게 헤쳐가는 뱀 두 마리가 보였고 그 중 한 마리는 눈감고 봐도 맹독성 뱀인 게 분명했다.
약이 없는 상황에서 뱀에게 물린다면 죽을 수밖에 없었기에 진태현은 들어가기도 전에 뒤로 물러섰다.
숲에 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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