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딸은 늘 과묵한 편이었고 문씨 가문의 일에 간섭하는 경우도 적었다. 하지만 지금 정지연의 말투는 몹시 침착해 듣고 있는 그녀마저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일단 식사부터 하시죠. 나중에 제가 다 준비해 드릴 테니까 제가 하라는 대로만 하시면 돼요. 엄청 간단해요. 엄마에게 긴장을 풀 기회이기도 하고요.”
정지연은 젓가락을 건넸다.
양연수는 한참을 멍하니 있다 반신반의하면서 젓가락을 받았지만 오래도록 젓가락을 움직이지는 않았다.
왠지 모르게 지금 딸이 한 말이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씨 가문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게다가 문유설은 서씨 가문도 이끌고 있었다. 만약 이 두 집안이 정말로 그녀와 양씨 가문을 정리하려 한다면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었다.
“진짜로 바뀌고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반드시 직업을 가져야 해요. 하지만 지금 엄마 모습을 봐요. 막연하게 돌아간다고 해도 바로 적응을 할 수 있을지도 만무하니까 시간을 들여 현재 상태부터 바꿀 필요가 있어요.”
정지연은 사실 남에게 계획을 짜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다만 눈앞의 여자에게는 자신을 키워준 정이 있으니 최대한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자신이 생각하기에 괜찮은 양연수에게 어울리는 방안을 생각해 내야 했다.
“어떻게 하고 싶어요?”
정지연의 생각은 양연수가 바라던 것이었다.
그녀는 원래 매니지먼트 엘리트였다. 당시 문씨 가문에 시집을 가면서 전업주부로 일하지 앟았다면 어쩌면 경력 좋은 엘리트 임원이 되어 있을지도 몰랐다.
“엄마, 이 한 걸음을 내딛는 것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해. 말해줘요, 정말로 결심이 섰어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하는 정지연의 말투는 더없이 진지했다.
양연수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는 자신의 그동안 보냈던 나날들과 아들의 처지를 떠올렸다. 그 하나하나의 기억들은 결국 타오르는 분노가 되어 그녀의 가슴에 불을 지펴 탈출을 향한 강한 염원이 되었다.
이내, 그녀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연아, 걱정 마. 나 결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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