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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그럴 만도 했다. 바로 직전까지 그녀는 방금 전 완성하지 못한 실험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전체 시스템의 성질을 묘사할지, 그리고 아까 오후에 학생이 제기한 양자 얽힘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요 며칠 기사 헤드라인은 다 문유설이야. 다만 팬텀이랑 문씨 가문에서 소식을 눌렀더라고요. 다만 몇 시간이 안 돼서 다시 올라오긴 했지만 말이야. 내가 보기엔 이번 일 엄청 커진 것 같아. 난 네가 너무 걱정돼….” “지연아, 조심해. 최근에는 특히 더 말이야. 들어보니까 그 팬들의 부모님이 학교에까지 찾아갔다던데 경찰이 제때 나서지 않았다면 정말로 그 사람들 궁지에 몰려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어.” 정지연도 상황이 이렇게 변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건 그녀가 생각할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팬텀과 문씨 가문에서 무슨 짓을 하든 전혀 두렵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감히 발악을 하면서 몰아붙이려고 해도 정지연은 이빨 빠진 고양이 따위가 아니었다. “나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 다 별거 아닌 일이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적응 잘했으면 앞으로 열심히 해. 위선 그룹은 대우가 괜찮으니까 제대로 하면 승진할 구석도 많을 거야. 다른 일은 일단 신경 쓰지 마.” 정지연에게 있어 이 일들은 정말로 사소한 일이었다. 그녀의 어깨에 짊어진 중임에 비하면 이런 건 다 보잘것없는 것이다. “그래, 그럼 조심해. 만약 결백을 증명하고 싶은 거면 내가 꼭 도와줄게.” 그렇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안효진의 말투에는 감격이 담겨 있었다. “지연아, 왜, 왜 날 도와주려는 거야? 어렸을 때에도 넌… 날 계속 도와줬잖아….” 자신을 도와준 정지연의 행동을 안효진은 전부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 안효진은 정지연에게 고마운 마음이 아주 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돌림을 당한 사람의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안효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지연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아마 절망에 빠진 대부분으 아이처럼 그대로 옥상에서 뛰어내는 걸로 고통에서 벗어나려 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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