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이세빈이 도착하자 박민재는 유송아가 더 이상 실수하지 않도록 그녀를 먼저 데리고 몇 걸음 물러났다.
당연하게도 강서우는 아예 그 둘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이세빈의 머리카락이 약간 흐트러진 것을 보고 강서우는 손을 들어 정돈해 주며 나지막이 말했다.
“서두를 필요 없어요. 연회 공연도 아직 시작 안 했잖아요.”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는 살짝 몸을 기울이며 그녀의 손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평소 차가운 태도로 사람을 쉽게 가까이하지 않는 이세빈이 신비로운 아내에게만큼은 놀랍도록 부드러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흥미롭다는 듯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서우는 그런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았고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기다리는 건 괜찮은데 이 연회엔 왜 간식 하나 없죠?”
“배고파?”
“조금요.”
강서우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드레스로 갈아입고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마치느라 정신없었지만 도착한 후에는 연달아 남자들에게 들러붙어 귀찮게 시달렸다.
결국, 강서우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그 말에 이세빈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곧바로 웨이터를 불러 그녀가 원하는 디저트를 고르게 했다.
그러자 웨이터는 공손하게 대답한 후 물러났고 강서우는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고마워요.”
“고맙다면 많이 먹어.”
이세빈은 여유로운 태도로 그녀와 나란히 앉아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나지막이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난 내 아내를 굶기는 남편이라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거든.”
“그럼 정말 많이 먹어야겠네요.”
강서우도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치며 환하게 웃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마치 잘 짜인 연극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더욱 웅성거렸다.
“셋째 도련님이 정말 아내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VIP석에 앉은 사람들 다 출신이 화려한데 대놓고 아내를 이렇게 챙기는 사람은 없잖아?”
“얼음장 같은 도련님도 결국 미인 앞에선 무너지네. 도대체 이씨 집안 사모님이 얼마나 대단한 미인이길래 저 남자를 저렇게 휘어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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