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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눈을 뜬 이세빈의 눈가에 암울한 기색은 말끔히 사라졌다. 비열한 연놈이라,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강서우는 무심코 시선을 돌리다가 남자의 옆에 놓인 홍보 팸플릿을 보았다. “구름시?” “네, 구름시 새 쇼핑몰 프로젝트에요.” 팸플릿을 집어 든 그녀가 아래에 있는 제안서를 가리켰다. “여기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사람들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서경과 달리 구름시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에 예산을 낮춰서 더 싼 곳을 찾을 바엔 차라리 예산을 높여서 케이크의 맨 가운데를 먹어 치우는 게 낫죠. 구름시에서 값싼 곳은 시도해 볼 가치도 없어요.” 그녀는 구름시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팸플릿의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냈다. 이세빈은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구름시에 대해 잘 아는 것 같네요. 구름시로 한번 다녀와야 하는데 가이드가 필요해요.” 그 말에 오히려 놀란 건 강서우였다. “그러니까 지금 나보고 가이드가 되어 달라고요?” “편한 대로 해요.” 남자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진중했다. 아주 잠깐 강서우는 자신이 괜한 착각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마침 고모도 만날 겸 좋네요.” 강서우는 생각 끝에 동의했다. “언제 출발해요?” 서경에 돌아온 후 강씨 가문 일로 바빴는데 이번에 가서 고모도 함께 오면 좋을 것 같았다. 이세빈은 목적을 달성한 듯 천천히 차분하게 팸플릿을 정리하며 얼핏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내일요.” ... 다음 날, 두 사람은 짐을 정리하고 곧장 구름시로 향했다. 착륙 후 이세빈은 사람을 시켜 물건을 따로 준비했다. 강혜영의 집에 도착해서 이세빈이 트렁크를 열게 하니 현관문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선물이 쌓였다. 정략결혼을 한 강서우가 행복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 많았던 강혜영은 해외 장인이 손수 제작한 스리피스 정장을 입은 채 손에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강서우와 함께 인사를 건네는 이세빈을 지켜보았다. “고모님.” 제법 세심한 사람 같았다. 박민재처럼 잘 알지는 못해도 강서우와 자신을 충분히 존중하고 있었다. 강혜영은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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