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맑고 선명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분위기를 깨뜨렸다.
임유나와 강시후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걸어오고 있었고 그들 뒤에는 차량 몇 대가 줄지어 서 있었으며 좌우로는 여러 명의 경호원들이 서 있었다.
이 해변은 평소 사람들이 드문 곳이긴 하지만 이토록 한적한 적은 없었다.
강로이는 문득 오늘 아침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던 이유를 깨달았다.
관광객이 한 사람조차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 임유나가 이 해변을 오늘 통째로 빌린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돈으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뒤, 강시후와 함께 해변으로 왔다.
임유나는 나중에야 이 해변이 로엘 그룹이 개발한 사유지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임유나는 오직 한규진에게 무대를 마련해 주고자 했다.
한규진이 비행기를 타고 양진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임유나는 그가 여기서 뭔가 보여주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임유나와 강시후는 이미 한동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어린애들의 고백은 그 시절 자신들이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글거리게 느껴졌다.
특히 운명을 걸 수 있다는 대목에서는 임유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강시후는 아내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았다.
자신도 과거에 임유나에게 사랑 고백을 할 때마다 너무 느끼하다는 핀잔을 받았었지만 진정성과 간결함을 연구한 끝에 결국엔 임유나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다.
곧 강시후는 한규진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 힐끗 쳐다보았다.
‘아직 한참 멀었군.’
한규진은 그 시선에 위축되었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의 경고라 그런지 그 한 번의 눈빛만으로도 자신이 완전히 꿰뚫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속마음과 어설픈 연기, 자신이 원하는 것까지 말이다.
한규진의 이마엔 차가운 땀이 맺혔다.
“미안해. 내가 규진이 널 속였어. 전에 했던 이야기는 거짓말이었어. 그건 너의 진심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어.”
임유나의 격려의 눈빛을 본 강로이는 갑작스레 솔직해질 용기를 얻었다.
“강로이, 난 널 원망하지 않아. 네가 의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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