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또한 강시후의 시선으로 봤을 때 그날 자신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을 뿐 고백을 받은 게 아니었다.
오현주는 일부러 상황을 부풀려 임유나의 표정 변화를 보고 싶어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귀국 후 오현주는 임유나를 빨리 만나고 싶었지만 내색 없이 무심하게 보려 애쓰며 이윤아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임유나의 담담한 표정을 보자 오현주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했지만 속으론 분노가 치밀었다.
‘정말 만만한 상대가 아니구만... 윤아가 이길 수 없던 이유가 있었군.’
임유나는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도와주겠다고 하시더니 어떻게 도와줄 건가요?”
오현주가 미리 임유나에게 줄 커피를 주문해 두었지만 임유나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커피 향만 맡고 내려놓았다.
이 모습에 속으로 임유나가 불안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오현주는 만족스러워했다.
‘역시 마음이 그렇게 평온할 리가 없지.’
“윤아가 그쪽을 보고 놀란 이유는 자신의 사촌을 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임유나 씨랑 거의 90% 정도 닮았거든요. 이름까지 똑같고요.”
‘넌 철저히 그 사람의 대체품일 뿐이야!’
임유나는 간단히 대답한 뒤 살짝 몸을 기울이고 오현주를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물었다.
“정말 90% 정도로 닮기만 했나요?”
이 말에 오현주의 동공이 순간 수축되었다.
기억 속 15년 전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고 가까이에서 보니 눈가에 작은 눈물점 위치까지 똑같았다.
사실 90% 정도가 아니었다. 눈앞에서 미소 짓고 있는 이 젊은 여자는 정말 임유나가 살아 돌아온 듯했다.
‘이렇게 닮았으니까 강시후도 잔뜩 빠진거겠지!’
오현주는 해외에서 이런 생각을 정리하며 그 여자를 공격하려고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다른 방향으로 그녀를 끌어들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현재 가까이 있는 사람의 신뢰가 과거의 죽은 사람에 대한 애정보다 훨씬 더 확실하니 말이다.
오현주는 이런 생각을 민지원에게 말하지 않았다.
민지원은 오로지 복수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고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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