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장
임유나가 박씨 가문에 간 건 트집을 잡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있는 한 민지원은 다시는 강씨 가문을 만만하게 생각하며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이 지난 후 앞으로 어떤 상황이 생겨도 박씨 가문과 강씨 가문이 당연히 함께할 거란 생각은 접어야지 한다. 이 관계를 깔끔히 정리할 거니까.
임유나의 예상대로 박씨 가문에 다녀간 소문이 퍼져 나갔다. 다만 의외였던 건 민지원이 화가 나서 쓰러졌다는 소식 정도였다.
가정부들은 입이 무거운 편이 아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강로이와 민지원이 얼마나 친한지, 민지원이 강로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하는 소문이 이렇게까지 돌 수 있었을까?
모든 소문은 가정부들 입을 통해 퍼졌고 민지원은 알면서도 일부러 그들을 내버려 둔 셈이었다.
오늘 일도 이렇게 빨리 소문난 것도 결국 그녀가 자초한 일이었다. 민지원도 자신에게 이런 소문이 돌 날이 올 줄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민지원은 그동안 속으로는 모든 걸 알면서도 모른 척, 강로이를 이용해 강씨 가문으로부터 이익을 끌어모아 왔으니 생각할수록 불쾌했다. 오늘은 그나마 작은 복수로 넘어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임유나는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옆에 앉은 강시후는 임유나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에 감아 천천히 빙빙 돌렸다. 마치 정교한 조각품이라도 다루는 듯 집중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이 없었지만 차 안의 분위기는 묘하게 화목하고 평온했다.
차는 가로수길을 따라 달렸다.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이팝나무들이 반쯤 열린 창문을 통해 햇살과 함께 차 안으로 그림자를 드리웠다. 가지와 잎의 그림자가 두 사람 위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
신호 대기 중 뒤차와의 거리를 확인하던 운전기사는 무심코 뒷좌석을 흘끗 보았다.
그는 강씨 가문에서 일한 지 벌써 8년이나 되었지만, 강시후가 차 안에서 업무 외에 다른 모습을 보여준 적은 거의 없었다. 늘 일에 몰두하거나 눈을 붙이고 있을 뿐이다.
표정은 언제나 굳어 있었고 감정 없는 업무 로봇처럼 보일 때가 많았다. 딱딱하고 차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